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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 역주행이 정규 노선…시내버스 '아찔'

<앵커>

서울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기사들이 명백한 교통위반을 서슴치 않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일인데 사정을 알아봤더니 노선 자체가 불법으로 설정이 돼서 운전기사들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앞 삼거리.

시내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곳곳에서 경적을 울려댑니다.

비보호 좌회전만 가능한 백화점 주차장 입구 바로 앞에서, 버스가 불법 유턴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편에서 오는 직진 차는 급정거할 수밖에 없고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와 시내버스가 뒤엉킵니다.
 
위험천만한 상황은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지나갈 때마다 반복됩니다.

취재결과 이 버스는 노선 자체가 처음부터 이렇게 불법 유턴을 할 수밖에 없도록 정해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영일/택시기사 : 위험하죠. 아무래도 사고 날 가능성이… 직진으로 오는 차도 있고, (백화점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도 있고 사람도 많이 왔다 갔다 해요. 불안하죠.]

또 다른 시내버스는 한 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버젓이 불법유턴을 합니다.

역시 노선 자체가 불법운행이 불가피한 경우입니다.

교통방해는 물론 사고까지 발생합니다.

심지어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을 해야 하는 황당한 노선도 있습니다.

이처럼 노선자체가 교통신호를 어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서울 시내버스 노선은 6개나 됩니다.

노선연장이나 도로 확장과정에 불가피하게 생긴 현상이라는 게 서울시 해명입니다.

[공성국/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버스관리과 : 불가피하게 지금 현재 일부 노선이 교통신호 체계와 맞지 않게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지금 현재 자치구하고 경찰서하고 협의해서 빨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상 불법 운행을 해도 그대로 방치되는 노선도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워낙 (버스가 일방통행 역주행)하는 거리가 20~30m라서요. 버스가 보이면 좀 섰다 가고…  오래 고착화되다 보니까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짧은 거리를 운행하는 마을버스는 시내버스보다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인근 초등학교 통학로로 이용되는 어린이 보호구역의 횡단보도입니다.

이 횡단보도 바로 위에서, 저 마을버스의 노선상 불법 유턴이 이뤄지고있습니다.

[이봉대/초등학교 보안관 : 위험하죠. 유턴지역을 법으로 지정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마을버스노선에 대해선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윤기/서울시 의원 : 제대로 파악도 안 되고 있고, 그런 노선이 있을 때 그걸 승인을 해줘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 이렇게 보여져요.]

교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승객 안전까지 위협하는 버스 노선에 대한 전면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설치환, 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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