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북한, 김정은 체제 첫 '건국절' 조촐히 치러

북한, 김정은 체제 첫 '건국절' 조촐히 치러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정권 수립일'을 조촐히 보냈다.

1948년 9월9일은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명칭의 국가기구를 창건한 날로 북한 주민들은 이날을 `공화국 창건 기념일' 또는 `건국절'이라고 부른다.

김일성·김정일 생일을 제외하면 북한의 `국가적 명절' 중에서 중요한 날은 노동당 창당 기념일(10월10일), 건국절, 건군절(建軍節·4월25일) 순이다.

북한 통치체제를 떠받드는 주축인 당, 국가, 군대의 창건 기념일은 그만큼 북한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간부들에게 "9·9절은 우리 민족 역사에서 처음으로 국가수반을 모신 날"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첫 건국절임에도 올해 특별한 행사를 열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고 군 협주단의 종합공연을 관람한 정도가 눈에 띄는 행사다.

북한이 이처럼 조용히 정권수립일을 보낸 것은 올해가 64주년으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매 5주년과 10주년)이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건국 63주년을 맞은 작년 9월9일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참석한 가운데 노농적위대 열병식이 열리기도 했지만 2010년 9·28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첫 정권수립일이라는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규모 면에서 보면 올해 정권수립일 행사가 지극히 일상적인 수준"이라며 "오히려 작년 행사는 김정은의 후계자 공식화 첫해라는 점에서 내부 정치적 수요가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6월 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10분 이상의 공개연설도 했던 소년단 행사나 횃불행진을 벌였던 청년절 행사 비하면 올해 정권 수립 기념일이 너무 초라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은 소년단이나 청년절 행사 때 북한 전역에서 대표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행사하는 등 정성을 쏟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또 정전협정 체결 59주년이 되는 올해 `전승절(7월27일)'을 맞으며 북한 전역의 전쟁 노병을 평양으로 초청해 연회를 여는 등 여느 때와 달리 대규모로 행사를 치렀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소년과 청년은 북한의 미래를, 노병은 북한의 과거를 대표한다는 점을 고려해 성대한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본다"며 "굳이 이번 정권수립 기념행사를 차별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작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부터 김 주석의 100회 생일 등 잇따라 열린 각종 행사에 상당한 경비를 사용해 또다시 대규모 행사를 치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또 일각에서는 이달 25일에 열릴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 회의나 내달 초에 열릴 노동당 창건 기념일 행사를 앞두고 북한이 `힘 조절'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손광주 데일리NK 통일전략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노동당 우위의 통치체제라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 내달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를 가능성이 있다"며 "대규모 행사를 치르려면 비용 부담이 있어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정권 수립일은 약소하게 치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