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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심기술 대외의존 높아…"기초과학 무시결과"

한국 핵심기술 대외의존 높아…"기초과학 무시결과"
한국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임을 내세우지만 정작 기술무역에서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기술무역수지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최하위다. 첨단 제품 생산의 핵심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과학기술 부국으로 거듭나려면 기업들의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된다.

◇ `원천기술' 부족으로 대외 기술 의존 심화

외국에 대한 한국의 기술 의존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10일 OECD와 금융투자업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2010년에 한국은 기술 도입을 위해 외국에 102억3천400만달러를 지불했다. 전년보다 21.3% 늘어난 금액이다.

일부 국가에 대한 의존도 역시 심하다. 한국의 전체 기술 도입 금액의 57.4%인 58억7천만달러를 미국에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23.4% 증가한 규모다.

이어 일본에 12억6천만달러(12.3%), 아일랜드에 4억3천만달러(4.2%), 독일에 4억1천만달러(4.0%), 영국에 3억8천만달러(3.7%)를 각각 지불했다. 5개 국가에 전체 기술 도입 금액의 81.7%가 집중됐다.

반면에 이들 5개국에 한국이 기술을 제공하고 받은 금액은 16억9천만달러로 전체 수출액 33억4천500만달러 중 50.4%에 그쳤다.

기술 수출금액을 수입금액으로 나눈 `기술무역수지배율'은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이 0.33으로 일본(4.60), 미국(1.46), 노르웨이(2.07), 독일(1.21)에 크게 못 미쳤다.

게다가 한국이 기술무역수지배율을 2000년 0.07에서 2010년 0.33으로 올리는 동안 일본은 2.39에서 4.60으로, 노르웨이는 1.61에서 2.07로 각각 상승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또 한국이 기술 수출로 33억달러를 버는 동안 미국은 이의 30배에 가까운 964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일본은 8배가 넘는 278억달러를 대가로 받았다.

IT,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응용기술'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원천기술'이 부족한 탓에 기술 대외 의존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LG경제연구원 손민선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IT 산업이 성장세에 있지만 응용기술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원천기술에 대한 지출이 크다"며 "원천ㆍ표준특허를 확보하고 로열티 수입을 늘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IT 기술은 미국에서, 기계 관련 기술을 일본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며 "기초 과학을 소홀히 해 원천기술 보유에서 약세를 보인 것이 이 같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 韓기업 혁신 부족…`추격자' 산업 구조 탈피해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최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특히 혁신과 창조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기업혁신 분야 순위는 작년 14위에서 올해 16위로 2계단 하락했다.

`기업 혁신능력'(19위),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11위), `과학연구기관 수준'(24위), `과학자 및 기술인력 확보 용이성'(23위) 등 이 항목에 속한 주요 순위가 대체로 선진국 수준과는 차이를 보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제경쟁력 평가에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관련 인프라 수준을 평가하는 종합 순위에서는 과학경쟁력은 5위, 기술경쟁력은 14위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법적 환경이 과학적 연구를 지원하는 정도'에서 전년보다 4계단 떨어진 31위를 기록했다.

`지적재산권의 보호 정도'(31위)도 순위가 낮았다. `과학연구 수준이 국제적 기준보다 높은 정도'는 21위로 뒤처졌다.

전문가들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등을 통해 경쟁업체를 빠르게 따라잡은 `추격자(fast-follower)'였던 한국 기업들이 혁신능력을 강화해 `선도자(first-mover)'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기술무역수지배율이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점을 지적하면서 창조적인 과학자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도계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조사분석실장은 "그동안 추격형 산업구조에서 기술 모방이 많았으며 원천기술과 장기안목 부족으로 지적재산의 활용과 관리도 부진했다"며 "선도형 산업구조로 변화해 창조적으로 이끄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적, 행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과 지향적 문화를 지양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문화가 필요하다"며 "선진국처럼 제조뿐만 아니라 연구분야에서도 장인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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