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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는 '모텔 병원' 알선 등 무더기 적발

<앵커>

병원은 병원인데 의사도, 진료시설도 없는 모텔 같은 병원이 있습니다. 이런 병원들 때문에 건강보험금이 줄줄 새나가고 있다고 지난 5월 SBS 뉴스를 통해 고발했는데, 이번에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권지윤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건물 안, 방안에 침대들이 즐비하고, 일부엔 매트리스만 놓여 있습니다.

모텔로 착각할 수 있지만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모두 환자복을 입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이 환자들을 다시 의뢰한 병원이라고 해서 '되의뢰 병원'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병원이라고 하지만 의사나 진료 시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텔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되의뢰 병원 앞입니다.

이들 병원은 치매 파킨슨병 정신분열증으로 더 이상 치료행위가 불가능한 의사들에게 돈을 주고 면허를 빌린 뒤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되의뢰 병원 입원 환자 : 입원한 지 두 달 가까이 됐는데 (의사를) 난 한 번도 못 봤어요.]

입원환자들은 대형 병원에서 암수술 등을 받은 뒤 후속 치료가 남은 사람들로, 병실을 얻지 못하거나 입원일수가 제한되자 이곳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 되의뢰 병원 다섯 곳은 지난 4년간 환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입원비로 40억 원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또 실제 치료행위를 하지 않고도 건보공단으로부터 20억 원의 요양급여를 받아 챙겼습니다.

환자들도 병원으로부터 허위 입원서를 발급받아 30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되의뢰병원 관계자 : (환자들이) 돈을 타니까 욕심이 나고 그러니까 입원을 하죠.]

한 대형 병원 직원은 돈을 받고 환자를 되의뢰 병원에 알선하다 적발됐습니다.

[대형 병원 관계자 : (되의뢰 병원 홍보책자는) 문제가 돼 다 철거했어요. 지금은 안내를 안 하고 있어요.]

[조현호/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 팀장 : 대형 병원 주위에 되의뢰 병원이 생기면서 건보에 신청하는 (요양급여) 건수는 많아졌어요. 우리가 내는 건보료나 민간 보험료는 계속 올라가게 됩니다.]

경찰은 되의뢰 병원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명의를 빌려준 의사 6명과 환자 23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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