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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풍불며 우후죽순 세운 영어마을…지금은?

전국 32곳 대부분 만성적자…혈세 투입 '애물단지' 전락<BR>'적자 메운다' 캠핑·연수 수익사업 벌여…취지 벗어나 지적

한때 열풍불며 우후죽순 세운 영어마을…지금은?
큰 호응을 얻으며 경쟁적으로 생겨난 영어마을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자 학생 영어교육이라는 본연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무리한 수익사업을 하는 등 변칙 운영되고 있다.

영어마을은 학생들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국내에서 해외 어학연수에 버금가는 영어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경기도가 2004년 8월 안산 공무원연수원을 활용해 전국 처음으로 영어마을을 개원했다.

경기도는 호응이 좋자 2006년 1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파주 캠프를 연 데 이어 2008년 양평 캠프도 문을 열었다.

경기도가 영어마을 3곳에 쏟아부은 돈은 1천900억 원에 육박한다.

경기 영어마을이 호응을 얻자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영어마을을 세우기 시작했다.

인천시가 2006년 인천 영어마을과 서구 영어마을 2곳을 열었다.

2007년 경북 칠곡에 대구경북 영어마을이 생겨났다.

제주에는 국제영어마을이, 서울 풍납동에 영어마을이 각각 들어섰다.

전국적으로 모두 32곳으로 늘었다.

초기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좋았다.

파주 영어마을은 일본 등 해외 언론에 소개될 정도였다.

사교육 열풍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 중산층 이하 학생도 해외 어학연수와 같은 영어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10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영어마을은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영어마을에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혈세를 쏟아부었다.

경기 영어마을 파주캠프는 매년 100억 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9년 37억 원, 2010년 40억 원, 2011년 27억 원 등 최근 3년간 104억 원의 적자를 냈다.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에 이 적자를 메웠다.

이런 사정은 전국 영어마을 대부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두 곳 영어마을에 연간 30억 6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대구시도 지난해 10억 원을 적자 보전에 썼다.

적자가 만성화되며 영어마을이 수익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사업이 대부분으로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파주 영어마을은 지난해부터 캠핑장과 레일바이크 시설을 갖춰 학생 유치에 나섰다.

수학여행 코스로도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업, 교사, 군(軍) 장병, 공공기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영어마을은 지나친 수익사업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기도가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양평 캠프는 강남의 한 어학원과 8주 과정에 1천500만원을 받는 미국 대입수능(SAT) 강좌를 개설했다.

경찰이 학원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제주시교육청은 올해 1월과 지난해 1월 2차례에 걸쳐 학원 등록을 하지 않는 제주 국제영어마을을 학원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제주영어마을은 5박6일 49만 8천원, 30박31일 268만 원 등 11개 반을 운행했다.

그러나 학원 등록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는가 하면 환불·계약 이행 불충분 등으로 학부모의 항의를 받았다.

제주영어마을은 결국 올 여름방학에 문을 열지 못했다.

일부 영어마을은 교육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파주 영어마을은 일일 체험을 제외한 숙박형 교육 인원이 2009년 1만7천명, 2010년 2만명, 2011년 2만1천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구경북 영어마을도 2010년 2만 명에서 지난해 2만 5천명으로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잉 경쟁으로 만성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생 유치를 위해 교육비를 지나치게 낮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주 영어마을 4박5일 프로그램은 원가가 30만 원이지만 15만 원에 교육생을 받고 있다.

교육비를 올리면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파주 영어마을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일본과 러시아 비영어권 학생들 유치에 나섰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영어교육 실효성 문제도 경영난의 한 요인이다.

학부모들 사이에는 기껏해야 4박5일, 길어야 4주에 불과한 교육으로 영어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영어마을 운영을 관리하는 경기도 평생교육과의 한 담당자는 "영어마을은 현재 풍선효과를 겪고 있다"며 "너무 많은 영어마을이 생겨 한쪽에 학생이 몰리면 다른 쪽은 학생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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