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으로 쓰러진 충북 괴산의 천연 기념물 '왕소나무가' 결국 쓰러진 그 상태로 당분간 보존될 것 같습니다. 가지마다 붕대가 감겨있고 수액도 맞고 있고, 이 나무 응급실에서 빨리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초속 20m의 강풍에 쓰러진 수령 600년의 왕소나무입니다.
거목의 풍모는 간데없이 흙바닥에 처참하게 쓰러진 채 헝겊으로 감싸 놓았습니다.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왔던 수호목의 뜻하지 않은 참변이 주민들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김영자/주민 : 어른들이나 젊은이들이나 참 부모가 돌아가신 것보다 더 많이 진짜 기가 막히게 아파요.]
곧바로 왕소나무 살리기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응급처방으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는 줄기와 가지마다 포도당을 주입했습니다.
[신대윤/나무병원 직원 : 수세가 많이 약화 됐습니다. 수세를 회복하기 위해서 포도당을 지금 주입했습니다.]
잎이 마르지 않도록 약을 뿌리고, 땅에 처박힌 가지는 쇠 기둥으로 떠받쳤습니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겉으로 드러난 뿌리는 이처럼 흙을 높이 쌓아올려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했습니다.
무리하게 세우다간 자칫 영영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쓰러진 상태 그대로 놓아두기로 했습니다.
[김영근/괴산군 학예연구사 : 세울 경우에는 그 뿌리들의 안전이 염려스러워서 그래서 지금 현 상태로 두고 생존작업을 진행하는 겁니다.]
600년 거목 '왕소나무'가 기적적으로 회생할 수 있을지. 새 잎이 나는 내년 봄이면 판가름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