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앞다퉈 세제개편안을 쏟아내고 있다.
공평과세가 경제민주화의 한 축이라는 판단에서다.
공정사회를 시대의 화두로 내걸고 공평과세 드라이브를 걸었던 정부의 기존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법론이나 속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 경제 양극화 때문에 `조세정의' 화두로 부상 공평과세가 경제민주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발전의 혜택이 금융계와 재벌 등 일부 기득권층에 집중됐다는 비판이 확산하면서 공정사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재벌가의 조세 포탈과 변칙 상속에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른 것도 이를 부추겼다.
정부가 공평과세에 역점을 둔 데는 경제민주화ㆍ공정사회라는 명분 외에 균형재정이라는 실리를 얻자는 기대도 반영됐다.
양극화 해결에는 복지재원 조달이 필수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려고 보수ㆍ진보 가리지 않고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일부 세율 인상,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증세' 방향에 동의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와 장내 파생금융거래세 신설 등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본소득에 세금을 매긴다는 지향점은 일치한다.
조세저항을 고려해 더욱 섬세한 과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약층은 소득세가 올라도 언어장벽과 재취업 부담 때문에 국외이탈이 어렵지만 큰 손들은 언제든지 외국투자처를 찾아 `엑소더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평과세 실천방안 각축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당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놓고도 시각 차이가 두드러진다.
민주당의 증세안은 상위 1% 고소득자와 슈퍼대기업에 대한 감세 철회에 역점을 뒀다.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을 확대해 재벌의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방안도 있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일감몰아주기 과세의 표적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이기 때문에 수직계열화했던 기업들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인수합병(M&A)으로 조세부담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기업의 투자의욕 감소 등을 이유로 가능한 한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세는 부유층을 겨냥한 증세보다는 체계 전반을 개편해 증세 부담을 모두가 나눠서 지자는 쪽이다.
정부 입장과 비슷하다.
통합진보당은 부자 증세와 탈세 근절을 골자로 소득세율 인상, 이명박 정부에서 완화된 종합부동산세 부활 등을 조세공약으로 발표했다.
◇소득세ㆍ법인세율 인상안에는 진통 예상 정부가 공평과세 움직임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목표로 `공정사회'를 주창하면서부터다.
국세청은 변칙상속ㆍ증여, 역외 탈세, 고액체납자에 초점을 맞췄고 기획재정부는 재벌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무상이전에 증여세를 매겼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보면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14%에서 15%로 올린 것이 눈에 띈다.
주식양도차익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을 `지분율 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 보유'에서 '지분율 2% 이상 또는 시가총액 70억원 이상 보유'로 강화했다.
파생상품인 코스피200 선물의 약정금액에 0.001%, 코스피200 옵션의 거래금액엔 0.01%의 세율을 새로 적용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은 4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내렸다.
세법이 이대로 개정되면 5년간 세수는 총 1조6천600억원 늘어난다.
법인세 1조1천200억원, 상속증여세 2천400억원, 소득세 900억원, 부가가치세 300억원, 기타항목 170억원 등이다.
늘어나는 1조6천500억원(99.8%)은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부담한다.
총 급여가 5천500만원 이하인 계층은 2천400억원(-14.5%)을 덜 낸다.
비거주자와 공익법인이 나머지 2천500억원(14.7%)을 납부한다.
하지만, 공평과세 논의가 표(票)퓰리즘으로 치우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세연구원 안종석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은 1억~3억원 소득구간에 있는 납세자 중 어떤 사람에게 돈을 더 걷느냐의 문제로, 완전히 정치적인 표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기업 주식 소유주는 소액주주, 국민연금ㆍ보험회사 같은 기관투자자, 재벌 회장 같은 대주주 등 형태가 다양하다.
기업 이익을 수취하는 사람 중에는 서민도 많다"며 법인세율을 올리면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평 과세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난다.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정부와 여야 간에 부자증세의 방법을 놓고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에 대한 대수술이 이뤄질 수 있어 치열한 공방도 점쳐진다.
(서울=연합뉴스)
경제민주화③ 공평과세 한 목소리…방법론은 각각
자본소득 과세 강화해 부자증세 큰 손들 <br>'엑소더스' 막기 위해 섬세한 과세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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