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습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선박이 좌초해서 2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특히 남부와 충청 지역의 어민과 농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볼라벤이 남긴 상처를 임태우 기자가 헬기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기자>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쓸고 간 전라남도 완도군.
해안을 따라 뭍으로 내동댕이쳐진 양식 어망들이 즐비합니다.
2900톤짜리 화물선조차 바람에 떠밀려 절벽 아래 처박혔습니다.
선박에서 검은 기름이 흘러나와 바다를 오염시키는 상황.
방제선들이 기름띠 확산을 막느라 분주합니다.
육중한 콘크리트 방파제가 부서졌고, 건물 지붕은 통째로 뜯겨 나갔습니다.
십자가만 남고 교회의 지붕과 외벽은 온데간데 없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교회터는 쑥대밭처럼 변했고 강단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과수 농가의 모습은 더욱 처참합니다.
강풍에 우수수 떨어진 배와 사과들이 흙바닥에 나뒹굴고, 비닐하우스는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좌초된 중국 선박 선원을 포함해 2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22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제주 지역의 재산피해는 100억 원을 넘겼지만, 전국의 피해액 집계는 다음 주나 돼야 가능하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헬기조종 : 민병호·김강영,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