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눈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한창 사법시험 준비할 때도 경험하지 못한 고통이에요."
작년 5월부터 전국 법원에 도입된 전자소송이 보편화하면서 전담 재판부에 속한 판사들이 '안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기록검토를 종이가 아닌 컴퓨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처리함에 따라 두 눈을 혹사하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을 앓는 판사들이 많다는 말도 나온다.
◇민사 전자소송 10배로 급증 = 27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민사 전자소송 접수건수는 짧은 기간 10배 가까이 늘어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국이 접수한 전자소송은 8천577건이었다.
작년 5월 1천94건과 비교하면 7.8배다.
이는 7월 전체 민사소송 2만2천841건의 37.6%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액사건만 보면 이미 40%를 넘었다.
지난달 총 1만6천376건 가운데 6천562건(40.1%)이 전자소송으로 들어왔다.
서울고법의 전자소송 월별 접수건수도 작년 8월 2건을 시작으로 올해 6월 처음 100건을 웃돌았고, 지난달에는 145건을 기록했다.
전자소송은 재판 당사자가 소장, 준비서면, 증거서류 등을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법원도 판결문이나 결정문을 전자문서로 송달하는 등 전산 시스템을 활용해 재판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종이 없는 재판'으로 불린다.
전자소송 급증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2015년 1월까지 형사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전자소송을 시행할 계획이다.
◇'눈물 흘리는' 일선 판사들 = 전자소송을 맡은 일선 판사들은 새 제도의 장점에 공감하면서도 하소연을 털어놨다.
비교적 빠르고 돈도 적게 드는 전자소송이 정착되는 것은 국민에게 이롭지만, 업무를 처리해야 할 입장에서는 종일 모니터를 응시하느라 말 못할 고생을 한다는 것이다.
재경지법의 한 합의부 판사는 "전자소송을 전담한 여러 동료 판사들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
전자파 차단기를 설치해도 소용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종이를 보는 게 더 낫기 때문에 아예 웬만한 서류를 모두 인쇄해 검토하는 판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단독판사는 "전자소송을 맡은 이후 눈이 나빠진 걸 느낀다"며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면 법원 차원에서 의료기관에 역학조사를 의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자소송 전담 판사들에게 상대적으로 간단한 재판이 배당되면서 나머지 다른 판사들의 미제 사건이 쌓여간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 판사는 "어렵고 복잡한 사건, 이른바 `깡치'가 종이소송 쪽으로 몰려 재판이 적체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작년까지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하던 서울중앙지법 민사국의 미제 사건(합의)은 올해 들어 매달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1만531건에 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자소송 '눈부신' 증가…판사들 "눈이 아파요"
서류 대신 종일 모니터…"바늘로 찌르듯"<br>"안구건조증 앓는 판사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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