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를 문제 삼아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내부적으로 코너로 몰린 본인의 정치적 입지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소비세 인상과 여당인 민주당의 내분,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로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야당의 공세로 올 가을 조기 총선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아 노다 총리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다 총리가 24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구사한 언사를 뜯어보면 이런 속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먼저 "민주당은 정권 교체 후 (영토 문제에서) 이전 정부가 해온 것 이상으로 대처해 왔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이전 정부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기 전의 자민당 정권을 가리킨다.
노다 총리 뿐만 아니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도 이날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외교 실패' 공세에 맞서 "이전 정부 시절을 포함해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대응했다.
논의의 초점을 외교 마찰에 맞추면서 민주당과의 공동 책임론을 제기한 셈이다.
노다 내각으로서는 영토 문제에 대한 내부 여론이 점점 강경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은 과거 미소 냉전 시절에만 해도 소련이나 유럽을 경쟁 상대라고 여겼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에 부쩍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장기 경제 침체로 인한 일본 내부의 위기의식이 한국과 중국에 대한 견제 심리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9년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외교적으로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한국에 대한 접근을 강조했지만 국내적으로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처음 등장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은 미국과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끝에 조기 실각했고, 바통을 넘겨받은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도 중국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단명으로 끝났다.
지난해 등장한 노다 내각은 외교적으로 미일 동맹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러시아·한국과 동시 다발적인 갈등에 휩싸이며 '총체적인 외교 실패'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노다 내각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카드를 꺼내든 것이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 민주당을 비교한 점은 이같은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일본인들의 위기감과 영토 문제에 대한 강경 여론이 차기 총선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는 일본 여야 정당이 경쟁적으로 강경책으로 치닫기 쉬운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총선 앞둔 日 총리, 강공 드라이브는 입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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