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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묻지마 흉기범, TV만 보며 은둔 생활

<앵커>

동네 가게 주인을 아무 이유도 없이 흉기로 찌른 울산 20대 남자는 만나는 이도 없이 몇 년간 홀로 생활을 해온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었습니다.

UBC 김규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슈퍼마켓에서 흉기를 들고 다짜고짜 여주인을 찌른 27살 이 모 씨 .

경찰의 전기 충격기를 맞고서야 이 씨의 난동은 끝이 납니다.

[이 모 씨/피의자 : 느끼는 대로 했어요. 그냥 (슈퍼마켓으로) 가지던데요. 느끼는 대로 다하고 살아요.]

이 씨는 중학교 3학년쯤, 부모가 이혼하고 누나마저 집을 나가면서 외톨이 삶이 시작됐습니다.

고교진학을 포기하는 바람에 어울려 지낼 친구가 없었고, 좁고 컴컴한 방에서 빈둥거리는 생활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로 과자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방안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고, 고장난 컴퓨터와 휴대전화는 1년 넘도록 고치지도 않은 채 하루종일 TV에만 빠져 살았습니다.

스무 살 이후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두세 달 만에 그만두기 일쑤였습니다.

[이웃주민 : 올여름 내내 옷이 마당에 널브러져 있었어요. 불은 항상 켜져 있고.]

이 씨가 폭력성을 드러낸 것은 몇 달 전부터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용돈을 주러 오는 엄마를 때리기 시작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 폭력성이 있었다. 엄마가 오면 때리고 그러니까 엄마는 집에 안 오고.]

어머니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생활고가 심해진 이 씨는 묻지마 범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제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고립된 생활을 하다 보면 사회 자체에 대한 분노감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디어를 통해서 반복적인 폭력에 노출되다 보면 충동성을 조절하는데 문제가 생기게 되고.]

경찰은 이 씨를 살인미수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영상취재 : UBC 김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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