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바다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 몇 주째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우럭은 수온이 18도쯤 돼야 가장 잘 살 수 있는데, 바닷물이 10도 가까이 더 뜨겁다 보니까 버티지 못하는 겁니다.
정형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경남 남해군 미조항 앞바다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물고기 수십 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떠오릅니다.
[이창호/가두리양식 어민 : 걱정이야,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까. 마음 졸이고 하루하루 보내고 있죠.]
아직 적조가 발생하지 않은 해역인데도 왜 이렇게 물고기들이 죽어나갈까?
해수 온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표면 수온이 무려 28도 가까이 됩니다. 예년에 비해, 2도 이상 높은 수온입니다.
우럭을 해부해 봤습니다.
아가미 조직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여기저기 기생충이 발견됩니다.
수온이 올라간 데 따른 부작용입니다.
[이덕찬/남동해수산연구소 연구원 : 수온이 올라가는 만큼 세균의 증식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큼 독소를 내겠죠.]
지난 1990년, 수산과학원이 한반도 해역의 해수 온도를 측정한 이후 22년 만에, 올해 7월의 해수면 온도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일조량도 예년에 비해 많아 적조 피해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적조가 심한 전남 여수의 경우 최근, 하루 평균 일조량이 12시간 정도로 예년의 2배 가까이 웃돌았습니다.
[박태규/수산과학원 수산해양종합정보과 연구원 : (수온이) 30도 가까이 되면, 적조와 경쟁하는 다른 플랑크톤이 성장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적조 종만 유일하게 그 온도에서 생존이 가능한 거죠.]
다음 달 중순까지 늦더위가 이어질 경우 앞으로 한 달가량 고수온 현상이 계속될 수도 있어 수산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