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식 칼부림 사건을 비롯해 최근 들어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사건을 보면 원한 관계 등 목표를 갖고 접근한 경우도 있지만 종종 전혀 관계 없는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강력범죄의 이면에서 기본적으로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공격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주의적 사회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 이 중에서 현 상황에서 잃을 것이 없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될 테면 되라' 식의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묻지마 범죄는 원인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예고도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사회전반적인 접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소외 속 사회 전체에 분노"…'될 대로 되라' 심리도 =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의 배경을 경쟁 지향적인 사회, 그 속에서의 소외로 꼽고 있다.
'1대99'로 표현되는 극단적인 양극화의 문제도 거론된다.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바래시와 정신과 의사인 주디스 이브 립턴 부부는 함께 쓴 신간 '화풀이 본능'에서 분풀이가 알고 보면 철저히 사회적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조직 내 다툼에서 패배를 맛본 동물은 자신의 서열이 더 이상 추락하는 것을 막으려고 자신보다 취약한 개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방식으로 위계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즉 양극화 상황에서 주류에서 소외된 계층이 폭력으로 분풀이를 한다는 것이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묻지마 범죄는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일어났고 가해자가 현장에서 검거됐다"며 "분노에 휩싸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생각조차 못한 것으로 사회적으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표 교수는 "사건의 원인은 피의자가 살아오면서 느낀 좌절이고 분노의 대상은 사회 전체, 모든 사람"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대단히 갈등적, 경쟁적, 적대적이 되면서 2000년대 이후 기물 파손, 연쇄방화 등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드러내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런 식의 묻지마식 범죄는 소위 벽을 뛰어넘는 행위인데 일단 한번 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돼 관계없는 사람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부분적으로 모방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에 사회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던 사람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저런 식으로 풀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소통이 중요"…당국 대책 마련 부심 = 서울대병원 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이 같은 사건은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소통이 안될 경우 당사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도 큰 문제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강도형 효수는 "내가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아도 과정의 중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사회가 이런 과정의 중요성을 등한시한다"면서 "소통을 위해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야 하고 살아야 할 가치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표창원 교수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분명 이상징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묻지마·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묻지마 범죄'와 성폭력 전과자ㆍ우범자의 '성폭력 범죄'에 대해 경찰에서 특별 대책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김기용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묻지마 범죄는 동기가 불분명하고 범인과 범행 목표에 대한 연관성이 떨어져 경찰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취약 지역에 대한 순찰·방법 활동을 강화하고 문단속 등 범죄 예방 방법을 홍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잇단 강력범죄 왜?…소외가 부른 분풀이
"갈등·경쟁 상황서 극도 스트레스…모방 심리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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