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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선행학습, "선생님도 못 풀어요"

<앵커>

대입 수학시험 문제 하나를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에게 갖다 드렸더니 풀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못 푸는 문제를 학생들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터무니없는 문제가 자꾸 나오니까, 효과 없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선행학습이 줄어들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모 대학이 지난해 수리논술 문제로 출제한 수학 문제입니다.

전 고등학교 수학 교사에게 문제의 수준을 물었습니다.

[최수일/전 과학고 수학 교사 : 이런 기호 보세요. 읽기도 힘들고… 왜 붙였는지 이해도 안 되고. (선생님은 푸실 수 있잖아요.) 못 풀어요, 진짜… 서울 시내에 괜찮은, 20년 이상 고3(수학) 지도한 선생님들한테 물어봤어요. 하나도 푼 사람 없어요.]

지난해 주요 대학들의 수리논술 문제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교 과정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입시 전문가 : (대학은 사교육을 받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아이를 데려가고 싶어하고…대학은 있어 보이고 싶어하니깐. 우리는 박사님이니깐 그런 경향이 있는데….]

한 시민단체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6%가 선행학습이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선행학습이 별 효과가 없다는 대답이 73.8%나 됐지만, 정작 70% 이상의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은주/학부모 : 아무래도 다 시키다보니까 학부모들이 좀 불안해 하는 경향이 있죠. 안 보냈을 경우에, 학원을.]

선행학습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진도를 벗어난 어려운 시험 문제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윤영/학부모 : 학교에서는 5가지 정도를 가르치고, 바라는 건 10을 바라니까. 결국 학원 보낼 수밖에 없는데.]

교과부는 뒤늦게 수리논술 출제에 고교 교사를 자문위원으로 참여시키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영상취재 : 주  범·양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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