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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율 45% '최악'…막막한 인생 2막

<앵커>

SBS는 앞으로 5주간 월요일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복지'의 해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오늘(20일)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우리 복지의 건강성을 점검하겠습니다.

그래프 잠깐 보시죠. 위쪽으로 갈수록 연금이나 생계비 지원, 의료 같이 혜택을 직접적이고 제한적으로 지원하는 이른바 소모적 복지 비중이 높은 나라들입니다. 이번에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들이 많이 눈에 띄죠. 또 다른 평가 축은 보육과 교육, 고용 같이 일과 복지를 연계하는 이른바 생산적 복지인데, 독일이나 스웨덴, 덴마크 같은 복지 모범국가들에서는 이런 생산적 복지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복지 규모 자체도 크지 않은데다 그 방향도 그리 생산적이지 못한 게 현주소입니다.

정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도시락 배달업체를 운영하는 최회광 씨.

지금은 겨우 자리를 잡았지만, 퇴직 이후 두 차례 창업이 다 실패하면서 1억 원의 빚을 지기도 했습니다.

[최회광/62세 : 진짜 애들 보기도, 집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난감할 때가 많았고, 그때 좌절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창업 후 3년 안에 실패할 확률은 10명 중 8명꼴입니다.

그런데도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불안한 노후 때문입니다.

[서형수/56세, 퇴직 후 구직 활동중 : 그동안 저축하고 그런 것, 그걸 까먹고 있는 거죠. 그러면서 한 5년 정도는 버틴다 해도 그 이후에는 걱정이죠.]

베이비붐 세대인 1963년생이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퇴직 후 10년은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자녀 학자금에 결혼자금, 노부모 부양까지 50대 중반 이후 지출은 이전보다 곱절 이상 많아집니다.

현실적으로 재취업이 어렵다 보니 성공이 불투명한 빵집이나 식당 같은 소규모 자영업으로만 몰리는 겁니다.

[노동배/정년퇴직 후 창업 : 누구나 성공하기 위해서 창업하는데 실패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으니까 그 점이 제일 두렵죠.]

한 연구소 조사 결과 은퇴 후에도 매달 200만 원 이상 생활비가 필요한 반면, 노후 준비를 위한 월 저축액은 17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하남/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퇴직이 빠르다는 것은) 소득 활동을 통해 사회보험을 부담할 기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도 부양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가는 것이죠.]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대책 없이 직장에서 내몰린 은퇴자들이 신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국가 복지 지출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조창현,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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