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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득뿌득' 이갈이, 스트레스·심혈관 질환 단서

<앵커>

잠을 자면서 심하게 이를 가는 분들 있죠? '그러다 말겠지'하고 그냥 넘기는 수가 많은데요, 의외로 심혈관 질환이나 스트레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통상적으로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잠자면서 이를 갑니다.

이를 심하게 갈면 송곳니나 어금니가 마모되고 턱관절도 상하게 됩니다.

이뿐 아니라, 심하면 두통이나 어깨 통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양현/경희대치과병원 교수 : 두통이 이갈이 때문에 생긴 두통도 상당부분 있고, 더 심하게 되면은 목까지도 굳어지고, 어깨까지 굳어지는…]

평소 자면서 이를 심하게 가는 남성의 경동맥 혈관 두께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심하게 가는 사람일수록 경동맥 혈관이 두껍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유렵 약리학회지에 발표됐습니다.

경동맥 혈관이 두꺼우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성인이 이를 심하게 간다면 심혈관 계통에 문제가 있다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른이 아닌 어린이가 이를 가는 경우라면 스트레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이 여학생도 미국 조기 유학시절,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이갈이를 시작했습니다.

[이가는 여학생 : 미국에 있으면 상대적으로 까맣잖아요. 그럼 애들이 까맣다고 놀리기도 하고 그리고 딱히 친한 애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혼자 지내거나…]

이를 가는 어린이를 검사해 보면, 코르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이를 갈지 않는 어린이보다 더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드렉셀 의대의 연구 결과, 이를 심하게 가는 아이들의 40%가 심각한 스트레스에 따른 주의력 결핍이나 이상행동 증세를 보였습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심리적 고통이나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게 뇌인데, 그런 뇌의 고통이 있을 때 반사적으로 이를 깨무는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그리고 6개월 넘게 이를 간다면, 약물치료부터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특히 혀나 입 안쪽 볼에 이에 물린 자국이 남을 정도로 이를 가는 경우라면 구강 내 장치를 착용해야 합니다.

아울러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진 않은지, 심혈관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검사해 보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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