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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모래사장…"방파제·해안부두가 원인"

<앵커>

충남 태안의 국립공원,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백사장이 1년 새 수십미터나 줄어들었습니다. 사람이 초래한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태안 국립공원내 학암포 해변입니다.

모래 언덕 아랫부분이 깎여 나가면서 어른 키 높이의 모래 절벽이 생겼습니다.

해변 식물 뿌리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채병수 박사/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 : 이게 더 파이게 되면 여기서 무너져 내리고, 사구가 줄어들게 되는거죠.]

정밀 측정결과 학암포 해안 모래사장은 1년 전보다 40m나 짧아졌고, 높이도 30cm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공원 연구원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방파제와 해안 부두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지목했습니다.

해안은 파도가 치면서 모래의 침식과 퇴적이 반복돼야 합니다.

그런데 방파제와 해안 부두가 파도를 가로막으면서 모래가 깎여 나가기만 할 뿐 되돌아오지 못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각종 레저시설이 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들어선 신두리 해안의 경우 모래 침식이 더욱 심각합니다.

레저시설이 없는 바로 옆 모래언덕 보호 구역과 비교하면 깎여나간 면적이 한눈에 봐도 큰 차이가 납니다.

침식을 막겠다며 석축을 만들었지만, 역효과만 불러온 곳도 있습니다.

이 석축이 생긴 뒤 모래가 퇴적을 못하고 침식만 되면서 모래 해변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석축 밑 모래까지 침식되면서 석축이 곧 쓰러질 것처럼 기울어져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난 1년간 태안 국립공원 해안을 측정한 결과, 해안선 길이는 평균 26m, 높이는 37cm나 침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병수 박사/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 : 침식과 퇴적이 자연적으로 반복돼야 하는데 구조물이 퇴적을 막아버리게 되고 계속 침식만 돼서 해안이 줄어듭니다.]

일각에선 기후 변화에 따라 잦아진 태풍과 게릴라 성 집중 호우가 해안 침식을 유발한다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연구원은 조사 해변을 9곳으로 늘려 해안 침식과 퇴적의 원리를 명확하게 규명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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