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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고지 앞에서 '거대 매물벽' 만난다

코스피 2,000 고지 앞에서 '거대 매물벽' 만난다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세가 최근 한풀 꺾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단계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 고지를 넘으려면 차익실현 매물의 집중포화를 맞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매물과의 싸움은 이제 시작 1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 동안 코스피가 1,950∼2,050 범위에 있을 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4조7천737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8월 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들어선 조정장에서 코스피 1,950∼2,050 범위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국면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된 코스피 범위는 1,750∼1,850이었다.

코스피가 이 범위에 있을 때 4조5천442억원이 유입됐다.

코스피가 1,800선 부근까지 내려오면 투자자들이 주가의 반등 가능성을 크게 보고 저가매수에 나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대체로 1,800선을 지지선으로 간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이런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지난 13일 1,950선을 회복한 코스피는 추가 상승을 시도할 때마다 대량의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성격이 작년 8월 이후 나타난 조정 국면을 아직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코스피가 2,000선에 가까워지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차익실현에 나선 양상은 기관의 매매 패턴이 바뀐 데서 잘 나타난다.

기관은 코스피가 1,900선 아래에 있던 이달 8일까지만 해도 외국인과 함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으나 코스피가 추가 상승에 나선 9일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매도세는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도 9일부터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이는 주식형 펀드에서 본격적인 환매가 이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달 6일부터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유지했지만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자 코스피의 상승 동력도 크게 약화됐다.

앞으로 쏟아져나올 차익실현 매물의 상당 부분은 작년 상반기 주식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이 팽배했을 때 유입된 자금일 것으로 분석된다.

솔로몬투자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작년 상반기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향후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원금 회복을 위해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2,000 고지 탈환, 외국인에 달렸다 코스피가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1,950∼2,050 범위를 돌파하기만 하면 매물 부담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코스피의 조정 국면이 끝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

문제는 기관과 개인이 내놓기 시작한 매물을 외국인이 소화하면서 코스피를 2,000선 너머로 밀어올릴 수 있느냐 여부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외국인이 좌우하는 상황은 아직도 마찬가지"라며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기관과 개인의 매물을 충분히 소화할 정도의 강한 매수세를 보이려면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면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정책이 나와야 매수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 당국이 재정위기국의 국채 매입을 단행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에 나서며 중국 정부도 부양책으로 공조한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급격히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본다.

임수균 연구원은 "코스피가 2,050선까지 넘어서려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ㆍ중국 경기악화에 대한 우려가 한꺼번에 해소돼야 하는데 이를 달성할만한 정책 조합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1,950∼2,050 범위를 돌파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강현기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의 매수세는 강해지기보다는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수급 공백 상태가 나타나면서 코스피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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