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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말라죽고, 호박 남아돌고…공급 들쭉날쭉

<앵커>

오래 지속된 더위 때문에 채소 공급이 들쭉날쭉합니다. 특히 서늘해야 잘 자라는 배추는 말라 죽어가고, 또 반대로 애호박은 생산량이 너무 많은데 모자라도, 남아 돌아도 큰 일입니다.

정형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도 태백입니다.

출하를 앞두고 있지만, 배춧잎은 말라 비틀어지고 몸통은 흐물흐물 녹아내립니다.

그나마도 대부분 더위에 말라죽어 수확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심금술/고랭지배추 재배 농민 : 지금 일주일 안에 다 나가야 할 배추들이 다 이렇게 됐으니 이건 가망 없다고 봐요. 거의 99% 버려야 한다고 봐야 해요.]

폭염이 계속되면서 저온성 작물인 배추에 치명타를 입힌 겁니다.

시금치와 고추, 대파도 더위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고랭지 배추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30% 가까이 오른 것을 비롯해 시금치는 42%, 고추와 대파는 70% 정도 뛰었습니다.

[송광자/서울 화곡동 : 야채 값 너무 비싸요. 곱은 비싼 거 같아요, 열무 같은 거.]

반면, 호박이나 가지와 같은 고온성 작물들은 계속된 무더위로 그 어느 때보다 작황이 좋았습니다.

애호박의 경우, 강원도 산지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소비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산지 가격은 되레 70%나 폭락했습니다.

[최심철/애호박 재배 농민 : 농약·비료 값, 상자·운임·상하차비 이런 거 다하면 인건비 빼고도 (8kg, 20개에) 6000원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2000원, 3000원….]

산지 가격이 폭락하다 보니 출하를 포기하고 땅에 묻어 폐기하는 농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격이 더 하락하지 않도록 일부러 호박을 내다 버리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형엽/애호박 재배 농민 : 호박 안 따고 싶죠. 속상한 것은 내가 힘들여 가꾼 것만큼 대가가 나와야 하는데 그만큼 안 나오는 거죠.]

폭염은 끝나가지만, 이달 내내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보여서 추석을 앞두고 이달 말부터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공진구(G1), 김남성,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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