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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져주기 게임'에 멍들었다…올림픽이 남긴 상처

<앵커>

런던 올림픽의 또다른 이름은 오심 올림픽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오심 하나 때문에 4년 동안 흘린 땀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최희진 기자입니다.



<기자>

폐회식장에 모인 8만 관중과 8천여 선수단의 심금을 울린 마지막 영상입니다. 

불 꺼진 피스트에 한 선수가 외롭게 앉아 눈물을 흘립니다.

멈춰버린 1초에 올림픽 정신도 올림픽 시계도 멈췄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가지 않았던 그 1초가 4년을 기다리며 준비해온 한 선수의 꿈을 앗아갔습니다.

[신아람/펜싱 여자 국가대표 : 전 도대체 그 1초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줄 몰랐어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심판 3명이 모두 청기를 듭니다.

그러더니 심판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다시 똑같은 심판 4명이 백기를 들었습니다.

청기 들기, 백기 들기 놀이하는 것도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이 선수만 멍이 들었습니다.

심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원칙도 규칙도 모호했습니다.

출발할 때 어깨를 살짝 움직였다는 이유로 규정도 살펴 보지 않고 즉각 실격시켰다가 나중에야 구제하더니 아예 먼저 뛰어든 선수는 신속한 판정 덕에 한숨을 돌렸습니다.

말 한마디에 순위도 뒤바뀌었습니다.

강력하게 항의한 쪽은 4위에서 2위로 올려놓고 말 안하고 가만히 있던 쪽은 이미 딴 동메달을 빼앗겼습니다.

스포츠 정신을 망각하고 대진표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져주기 경기를 한 선수들도 심판 욕할 처지가 아닙니다.

심판에게도 선수에게도 페어플레이 정신보다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일깨워준 대회였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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