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해파리에 의한 사망사고가 국내 최초로 발생했지만 범정부적인 대응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해파리와 관련한 사전 주의보는 국립수산과학원이 관장하는 해파리주의보가 유일하다.
수산과학원은 강독성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100㎡당 1마리 이상 출현시 해파리주의보를, 3마리 이상 출현시 해파리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100㎡ 당 5마리 이상일 때 주의보, 20마리 이상일 때 경계경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수산과학원의 해파리주의보는 수산업 피해 예방을 위해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수욕장 피서객들의 안전 관리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해파리 모니터링 장소도 주로 어장 인근 해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수욕장의 해파리 출몰에 대한 모니터링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해파리주의보가 해수욕장 안전 관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피서객 사망사고가 발생한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도 해파리주의보는 전혀 발효되지 않았다.
지난 5일 이후 이 해수욕장에 해파리떼가 자주 출몰, 하루에 2∼3명이 해파리에 쏘여 다친 사실에 예의주시했다면 사망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수산과학원과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 간 공조를 통해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여름철만이라도 해수욕장에서 해파리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도 여름철 피서객의 해파리 피해 예방을 위한 범정부적인 대책 수립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상대 수의과대학 독성학교실 김의경 교수는 "현재 해파리 모니터링 시스템은 주로 어민 피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해파리 피해와 관련한 해수욕장 안전관리를 위해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파리주의보 발효시 해양경찰청의 입욕 통제 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해경은 해파리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입욕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해수욕장을 찾았던 1만5천명의 피서객이 해파리 추가 피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해양경찰청은 현재 해파리주의보 발령시 입욕 자제 조치를, 경계경보 발령시 입욕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장 요원들은 해파리주의보가 발령돼도 입욕 통제 조치를 취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 곳에서 온 피서객들과 영업 피해를 우려하는 상인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입욕 통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파리주의보 발령 여부에 상관 없이 해파리 공격에 따른 사상자 발생시 일정시간 입욕 통제 조치를 취하고 안전 대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입욕 통제 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양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지역별 해수욕장 실정에 맞는 해파리 대책을 마련하도록 각 해양경찰서에 지침을 하달했다"며 "지방자치단체ㆍ관할 소방서ㆍ해수욕장 운영사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더욱 효율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해파리에 쏘여 다친 뒤 치료를 받은 인원은 최근 5년 사이 연 평균 360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71.7%는 여름 휴가철인 7∼8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연합뉴스)
해파리 습격…국가적 대응시스템이 없다
현행 해파리주의보, 수산업 피해 예방에 초점<br>해수욕장 해파리 종합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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