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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통령 독도 방문 일본 통보"… 진실은?

[취재파일] "대통령 독도 방문 일본 통보"… 진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10일, 방문 사실 만큼 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었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일본 정부에 이를 알렸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대통령의 독도 방문 사실을 통보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근거가 됐다.

네티즌들은 즉각 발끈했다. 국가원수가 자국 영토를 방문하면서 무엇 때문에 무엇이 아쉬워 이를 외국 정부에 통보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한국 언론들이 일본 언론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이런 내용이 인터넷과 SNS상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 '한국'이 '일본'에 통보?

청와대가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정을 청와대 기자들에게 알린 것은 방문 하루 전인 9일 오후 3시쯤이었다. 청와대는 관련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기자단에 엠바고 (일정시점까지 보도금지)를 요청했고 모든 언론이 이를 받아들였다.

대통령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일정이 끝날 때까지 엠바고를 거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나 독도 방문은 공해상을 지나야 하는 관계로 더욱 보안이 요구됐다. (독도 방문 동안 대통령 경호를 위해 F-15 등 주력 전투기와 독도함 등이 배치됐다.)

하지만 10일 오전 일본 조간 신문들이 일제히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1면으로 대서특필했다. 이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한 건 일본의 교도통신이었다. 교도통신은 10일 새벽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기사를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통보했다"는 문구를 실었다.

청와대는 물론 한국 언론사들도 새벽부터 발칵 뒤집혔다. 최대 쟁점은 교도통신의 보도처럼 정부가 일본 측에 사전 통보를 했는지 여부였다.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 스스로 위상을 추락시킨 것일 뿐 아니라 청와대가 국내 언론사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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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꼼수' 가능성

청와대는 관련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 땅에 우리 대통령이 가는데 그걸 왜 외국에 알리냐고 펄쩍 뛰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경호 책임을 진 청와대가 국가 원수의 일정을 사전에 노출시킨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대통령의 방문 준비 과정에서 언론과 정부, 방문지역 등에 관련 움직임이 일부 노출되면서 이 정보가 일본 대사관이나 언론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컸다. (사실 한국 관련 정보 파악이 주요 임무 중 하나인 일본 대사관이 사전에 관련 정보를 파악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교도통신이 보도한 '일본 사전 통보설'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먼저 상정해볼 수 있는 것은 한국 정부가 진짜로 일본에 통보했을 경우다. 일본과 핫라인을 갖고 있는 외교부가 일본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제로 사전에 통보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외교부에서도 관련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다음은 일본 정부가 받지도 않은 통보를 '한국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교도통신에 흘렸을 경우다. 전후 사정을 따져봤을 때 개연성이 크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독도 방문을 통보했다면 이는 한국 정부가 독도 방문을 국내 문제가 아닌 외교 문제로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 문제로 인식했다 함은 한국 정부도 독도가 영토 분쟁 지역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

◈ 일본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일본 정부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교도 통신에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 정부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일본에 사전 통보했다는 것은 한국 스스로 독도 문제를 외교 문제로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일본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반대로 한국 정부로선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다. 한국 정부가 그랬을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독도행을 파악한 일본 정부가 이를 일본 언론에 일부러 흘린 게 아니냐는 의심섞인 시각이 없지 않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보겠다"면서 일본 언론의 보도 배경에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 청와대, 유출자 색출…생색내기 안 돼

물론 확증이 없는 한 우리 정부가 일본에 이런 사실을 유출 혹은 통보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사실이라면 최소한의 국가적 자존심마저 포기한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아니 그렇지 않다고 믿는다. 믿고 싶다.

특히나 우리 스스로 우리 정부를 의심하도록 만든 현 상황이 혹시나 일본 정부가 의도했던 바라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보 유출 재발을 막기 위해 경위 파악에 착수했다고 한다. 적전분열을 바라는 일본의 의도대로 우리가 말려드는 일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청와대의 경위 파악이 생색내기에 그쳐선 안 된다. 결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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