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인이 지난달 비행기를 이용,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언론 자유 허용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곰인형들을 뿌린 사건으로 촉발된 양국 간 외교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관을 철수한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스웨덴도 자국 주재 대사관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지난주 민스크 주재 스웨덴 대사 스테판 에릭손에게 체류 허가증을 연장해주지 않았다.
사실상 벨라루스를 떠나라는 명령이었다.
벨라루스 국영 TV는 에릭손 대사가 벨라루스에서 불법활동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스웨덴은 스톡홀름 주재 벨라루스 대사에 활동 금지 명령을 내리고 2명의 벨라루스 외교관에 대해서는 추방 명령을 내렸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스웨덴 주재 대사 소환으로 스웨덴과의 외교 갈등이 수습되길 기대했으나 스웨덴은 2명의 외교관을 추가로 추방시키고 새 벨라루스 대사의 스웨덴 입국도 거부했다"며 대사관 철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그러면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스웨덴 측에도 이달 말까지 벨라루스 주재 대사관을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벨라루스와 스웨덴 간 외교분쟁은 지난달 4일 스웨덴 광고회사 '스튜디오 토탈(Studio Total)' 대표 페르 크롬웰 등이 경비행기를 몰고 벨라루스 영공으로 들어와 수도 민스크 상공에서 '언론의 자유를 얻기 위한 벨라루스인들의 투쟁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아기곰 인형 800여 개를 뿌린 사건으로 촉발됐다.
벨라루스 당국은 이 사건에 관여한 자국민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동시에 사건의 주동자인 스웨덴인들도 민스크로 와 조사를 받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말 경비행기의 자국 영공 침입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국경수비위원회 위원장과 공군사령관을 해임했다.
스웨덴인들의 아기곰 인형 살포는 근 20년 가까이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오고 있는 루카셴코의 언론과 야당 탄압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해오고 있는 루카센코 대통령은 2010년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8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곧이어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야당 대선 후보를 포함한 600여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대거 체포됐다.
이에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벨라루스 당국이 선거 부정을 자행하고 개표 결과에 항의하는 야권 인사 및 시민을 탄압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그 측근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이후에도 서방은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루카셴코 정권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
현재 EU의 입국금지 블랙리스트에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을 포함, 230명이 넘는 벨라루스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곰인형이 갈라놓은 벨라루스·스웨덴 외교관계
스웨덴인 언론자유 촉구 곰인형 민스크에 살포…외교 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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