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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 박현선-현하 자매의 '아름다운 피날레'

12년 만의 결승 진출 이루고 학업 위해 은퇴

싱크로 박현선-현하 자매의 '아름다운 피날레'
자매 국가대표인 박현선(24)-현하(23·이상 K-water)가 한국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에 12년 만의 올림픽 결승 진출이라는 큰 선물을 남기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현선과 박현하는 7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싱크로 듀엣 자유종목(프리 루틴) 결승에서 87.250점을 받아 규정종목(테크니컬 루틴·86.700점) 을 합해 174.160점으로 전체 12개조 중 12위로 마쳤다.

비록 최하위에 그쳤지만 경기 후 박현선은 "금메달을 딴 것보다 더 값지다. 너무 기쁘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국싱크로가 12개 팀이 겨루는 올림픽 결승 무대에 나서는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의 장윤경-유나미 조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시드니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10위로 결승에 올라 1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자매는 12년 먼저 결승 무대에서 연기했던 장윤경(32) 현 싱크로대표팀 코치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올림픽 결승 진출은 등록선수가 100명도 채 안 되고, 실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40명 안팎인 한국 싱크로의 현실을 고려하면 대단한 경사다.

박현선-현하는 이번 대회 규정종목에서 13위를 차지해 결승 진출이 어려울 줄 알았다.

싱크로에서는 순위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12위인 브라질 선수들과는 0.4점 차가 났는데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였다.

하지만 6일 자유종목 예선에서 극적으로 브라질을 밀어내고 12위로 올라섰다.

그래서인지 박현선은 "오늘은 어제보다 마음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동생 박현하도 "어제가 더 떨렸다"고 거들었다.

한국 싱크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아시아 1, 2위를 다퉜지만 이후 오랜 침체에 빠졌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싱크로에 부활의 희망을 안긴 것은 박현선-현하 자매였다.

박현선은 2003년, 현하는 2004년 솔로 부문에서 대표로 뽑혔고 2009년 초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진학 등을 위해 2년 가까이 공백이 있었지만 2009년 1월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안무가로부터 새 듀엣 작품을 받아 다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2009년 일본오픈에서 5위, 2010년 5월 중국오픈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해 얼굴을 알리며 성적을 끌어올리더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2년 부산 대회의 장윤경-김민정 조가 동메달을 일군 뒤 한국싱크로가 8년 만에 수확한 아시안게임 메달이었다.

박현선-현하 조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비록 2009년에는 14위, 2011년에는 15위에 그쳤지만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이들은 지난 3월 테스트 이벤트 성격으로 열린 런던올림픽 예선대회에서도 13위를 차지, 결승 진출을 기대하게 했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규정종목은 일본, 자유종목은 캐나다의 안무가로부터 작품을 받아 1년간 연기를 갈고 다듬었다.

아쉽지만 이제 박현선-현하의 연기를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런던올림픽 결승은 자매의 은퇴 무대다.

싱크로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다가 올림픽 준비를 위해 지난 2년간 휴학한 이들은 학업을 계속하려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기로 했다.

체육특기생이 아닌 일반 전형을 통해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한 박현선은 올가을 4학년 1학기로 복학한다.

말이 4학년이지 학점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해 졸업하려면 2년은 더 학교에 다녀야 할 것 같단다.

이화여대 체육과학부에 다니는 박현하는 1학년 2학기로 복학할 예정이다.

이들은 잠시 물을 떠나지만 훗날 지도자가 돼 한국싱크로 발전의 밀알이 될 생각이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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