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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초 안에 '실격'…스타트에 숨겨진 과학은

<앵커>

10초 안에 모든 것이 끝나는 단거리 육상경기에선 출발 신호에 빨리 반응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총소리가 울린 뒤 0.1초 안에 출발하면 그건 부정 출발인데, 어떤 이유일까요?

스타트에 숨겨진 과학, 조기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우사인 볼트의 실격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육상 유망주 김국영도 실격.

모두 출발신호 전에 스타팅 블록에서 발을 뗀 겁니다.

하지만 출발신호 뒤라도 너무 빨리 출발하면 실격 처리됩니다.

기준은 0.1초, 이때까지도 선수들은 움직여선 안 됩니다.

소리가 나면 뇌가 인지해 근육이 반응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아무리 빨라도 0.1초 이상 걸리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리를 듣자마자 손가락을 움직이도록 실험을 했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0.2초 이상이 걸렸습니다.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을 보더라도 정상 출발일 경우 최고 빠른 반응 시간이 0.1초 아래로 내려가진 않습니다.

[성봉주/체육과학연구원 박사 : 많은 연구를 해봤는데, 결국은 0.1초 이하로 나올 수가 없다.  0.1초 전에 출발한 것은 예측 불발이라고 해서….]

스타트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과학.

1레인에서 8레인 간의 거리는 10여 미터입니다.

심판이 1레인 옆에서 총을 쏘면 가장 멀리 있는 8레인에서 출발 신호를 듣는 시간은 0.29초 늦어집니다.

따라서 선수들은 실제 총소리가 아닌 스타팅 블록 뒤에 달린 스피커 소리를 듣고 출발하게 됩니다.

단 9초 만에 벌어지는 '인간탄환'들의 번개 같은 승부, 최대한 공정하게 하기 위한 과학이 0.1초의 룰에 담겨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이용한,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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