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0대 남매가 전주천에서 물놀이사고를 당해 누나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동생은 생을 마감했다.
사고는 꼭 1년을 맞았지만 남매 가족의 비극은 현재 진행 중이다.
당시 경기도 부천시에 살던 허영주(18)양과 재원(당시 16)군 남매는 지난해 8월 전주에 있는 외가를 찾아 외삼촌과 함께 전주천으로 물놀이를 갔다.
남매에게 비극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8월 2일 정오를 앞둔 시각.
남매는 오전 11시45분께 물놀이를 하다가 2m 깊이의 웅덩이에 빠지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들을 구하려 하천에 뛰어든 외삼촌 박병준(당시 40ㆍ용접공)씨는 발을 헛디뎌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남매는 다른 외삼촌들이 있었지만 유독 박씨를 따랐고, 어머니가 유방암 치료를 받고 여름방학을 맞아 겸사겸사 외가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뇌사 상태에 빠졌던 재원군은 사고 후 엿새 만에 장기기증을 통해 여섯 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허양은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눈을 떴고 인공호흡기도 뗐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학업을 계속하기 힘들어 고등학교도 자퇴했다.
현재 허양은 부천의 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입으로 밥을 받아먹는 연습을 하고 있다.
허씨 가족은 가정형편까지 어려워 주변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소기업에서 일하는 아버지 허철호(51)씨는 월급이 140만∼150만원에 불과하고 90대 노모까지 챙겨야 하는 등 어려운 살림살이로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비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영주양 치료에 벌써 2천500여만원이 들었고 앞으로 얼마나 병원비가 소요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시 언론을 통해 허양 가족의 딱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모금에 나섰다.
한 시민은 "내 암치료비 중 일부를 보낸다"면서 100만원을 선뜻 송금했고, 20대 취업준비생은 "점심값을 아꼈다"면서 5만원을 보냈다.
이렇게 모인 4천여만원은 허양 가족에게 전달됐다.
허씨는 사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딸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지금도 매일같이 목이 메인다.
자신의 수입으로 병원비에 네 식구의 생계비를 감당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딸의 치료를 생각하면 허씨는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허씨는 사고 직후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조그마한 주택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유방암 수술을 받았던 아내가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아 정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매를 구하려다 숨진 외삼촌도 5년 전 캄보디아 출신 아내(28)와 결혼해 1남1녀를 뒀으며, 사고 당시 막내아들은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돼 안타까움을 줬다.
외삼촌 가족은 사고 직후 주변의 도움을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허씨는 "나이 쉰이 넘도록 저와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은 만큼 앞으로 남을 돕는 삶을 살겠다"며 "우리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감당하기 고통스럽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영주를 꼭 살려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영주가 완치돼도 학업을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딸이 예전처럼 혼자 밥먹고 스스로 걸을 수만 있다면 평생 소원이 없을 것"이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전주=연합뉴스)
전주천 남매 물놀이사고 1년…비극은 진행형
동생은 6명에게 장기기증, 누나 재활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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