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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검증은 사랑의 매"…검증공세 정면 돌파

[취재파일] 안철수 "검증은 사랑의 매"…검증공세 정면 돌파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단단히 마음을 먹은 것 같습니다. 어제(2일) 기자들과 만나서 "검증은 사랑의 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변의 해석을 종합하면 앞으로 자신에 대한 검증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동안 "장외에서 눈치만 본다", "검증 때문에 출마를 주저한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정면 돌파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습니다.

◆ "검증은 사랑의 매…당당하게 밝히겠다"

안 교수는 어제(2일) 오후 2시쯤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찾았습니다.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신분으로 한 달에 한 번 있는 학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브이(V)소사이어티' 관련 질문과 대답이 있었습니다. 문답 내용을 가감없이 전해드립니다.

(대선 출마 여부를 결심하셨어요? 국민지지율 판단 근거는?)
가능한 많은 분들의 얘기를 듣겠습니다.

(국민 여론이 온전한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하실지?)
많은 분들의 얘기를 수렴하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순서 상으로 국민의 의견을 먼저 듣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곧 행동을 실행에 옮길 예정입니다.

(검증작업 본격화에 대한 입장은?)
검증은 '사랑의 매'로 생각하겠습니다.

(인정을 하신다는 이야긴가요?)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해명할 게 있다면 당당하게 밝히겠습니다.

(브이소사이어티에서 추진한 인터넷 뱅크도?)
같은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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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핵심 '브이소사이어티'는 어떤 곳?

여기서 최근 안철수 검증 논란의 핵심인 '브이소사이어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지난 2000년 9월 최태원 SK회장 주도로 출범한 재벌 2·3세와 벤처 CEO들의 모임입니다. 브이(V)는 벤처(venture)의 약자입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이, 벤처 쪽에서는 안 교수(당시는 안철수연구소 대표)와 변대규 휴맥스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 등이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안 교수의 '브이소사이어티' 활동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두 가지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하나는 안 교수가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회장을 위해 2003년 4월 '브이소사이어티' 회원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한 것입니다. "경제범죄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엄정하지 못하다"는 최근 저서 '안철수의 생각' 내용과는 상반된 일을 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어제 기자 문답에서도 나온 '인터넷뱅크' 추진 건입니다. '브이소사이어티'는 2001년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 영업하는 인터넷 은행을 세우기 위해 '브이뱅크컨설팅'을 설립했습니다. 여기에 '브이소사이어티' 회원이 있는 대기업 등 20곳이 투자를 했는데 안철수연구소 자회사도 3천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재벌의 은행업 진출 추진이라는 점에서 "금산분리 강화"를 주장한 '안철수의 생각'과 배치된다는 겁니다.

안 교수는 최태원 회장 탄원서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 서면으로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10년 전의 그 탄원서 서명에 대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고, 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왔습니다. 인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일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안 교수 스스로 "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왔다"면 '안철수의 생각'에서 탄원서 부분을 언급했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따라붙습니다. '인터넷뱅크'와 관련해서는 측근들이 반박에 나섰습니다. "안철수연구소 자회사가 투자했을 뿐 안 교수 본인은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입니다. 이 역시 '경영의 핵심영역인 투자에 대한 판단을 대주주가 모를리 있겠느냐'는 상식적인 의문을 말끔히 해소할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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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지는 대응…출마 선언 앞두고 검증공세 정면돌파?

며칠 사이의 논란을 정리하면서 안 교수 측의 대응 형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측근을 통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본인이 직접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안 교수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통한 대응이 전부이다시피 했는데, 지난달 19일 책 발간과 23일 '힐링캠프' 출연, 그리고 새누리당의 검증공세 강화 이후에는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문답에서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해명할 게 있다면 당당하게 밝히겠습니다"는 부분은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안 교수 측은 "당당하게 밝히겠다"는 말에 주목해야한다고 부연 설명합니다. '앞으로 검증을 피하지 않겠다, 정면 돌파하겠다'는 해석으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그 전제는 역시 대선 출마 선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도 '브이소사이어티' 활동과 포스코, 주택은행 등 대기업 사외이사 시절 언행, 개인사 등등 안 교수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철수 검증공방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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