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도 평양 거리에 휴대전화가 늘고 서방언론에 자주 등장하던 여성 교통안내원 대신 신호등이 등장했지만, 진정한 변화의 조짐은 아직 찾기 어렵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1일 보도했다.
최근 평양과 금강산 등을 방문한 도널드 커크 CSM 특파원에 따르면 최근 평양 중심부에 건설된 고층 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바꿨고 교차로의 신호등이 교통 안내원을 대체하고 있으며, 호텔과 식당 앞에는 줄지어 선 택시들이 목격되고 있다.
커크 특파원은 평양을 방문하는 고위급 외국인사들과 고령의 북한 권력층에게는 이런 장면들이 점진적 개방의 징표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주체사상과 선군(先軍) 정치가 여전히 지속하고 있음을 감추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부세계 관찰자들은 북한 정권을 승계한 김정은이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는 작은 징후라도 보이지 않을까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지만,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전체주의적 숭배가 워낙 철저해서 김정은이 과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구축한 체제를 개혁할 의지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외국인 방문객들은 여전히 북한의 보통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시장같은 장소를 돌아다닐 수 없다.
외국인들은 투숙한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기념품을 구입하며 대동강에 정박한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루호를 관광할 수 있지만, 정부가 지정해준 안내원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다.
김일성 생가와 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은 여전히 의무 사항이고, 방문객이 김일성의 사진 앞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펼쳐드는 건 금기다.
김정은은 4년 전 아버지 김정일에게 휴대전화 도입의 필요성을 설득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외국인들은 휴대전화를 공항에 맡겨야 하고, 휴대전화로는 국제통화도 할 수 없다.
인터넷 접속과 이메일 확인은 불가능하고, 호텔에서 외부로 나가는 전화는 모두 교환원을 거쳐야 하는데다 비용도 엄청나게 비싸다.
물론 모든 통화는 도청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과 기업들에 부과된 규제도 단기 체류자와 별다를 바 없을 정도로 까다롭다.
지방으로 출장을 간 직원과 통화도 어렵고 요금은 해당국 정부가 직접 지불해야 하며, 평양 외에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커크 특파원은 또 평양과 여타 지역 사이의 심각한 격차를 지적했다.
평양에서는 비교적 흔한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다른 지방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금강산으로 향하는 단선철로에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철로에 까는 자갈들에 망치질을 하는 장면을 봤는데 현대적인 장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커크 특파원은 전했다.
4년전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남한의 여성 관광객이 북한 경비원이 쏜 총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관광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징후도 아직 없었다.
커크 특파원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목격한 어린 병사들의 심각한 영양상태도 전했다.
커크 특파원은 금수산 궁전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의 실제 나이는 18~19세라지만, 영양 결핍으로 인해 12~13세로 보였다며 "금수산 궁전에는 `숭고한 혁명 정신은 인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지만,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어린 병사들이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믿기는 어려웠다"고 썼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휴대전화 늘었어도 진짜 변화는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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