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생존을 건 특허 관련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핵심 증인인 전직 애플 디자이너의 묘한 행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법원기록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 재직 때 '소니를 닮은(Sony-like)' 제품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계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을 작년 9월부터 1년 가까이 추적했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으로 사실상 그를 배심원 앞에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재판에서 구체적인 그의 증언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법정 증인으로 소환도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애초 애플이 제소한 디자인 특허의 공동등록자 니시보리가 이번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판단해 작년 9월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과 국제무역위원회(ITC)를 통해 그에게 사전 증언청취(deposition)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2개월 후인 작년 11월 니시보리가 병가를 이유로 사전 증언청취에 응할 수 없지만 건강이 회복되면 응하도록 하겠다고 전달했으나 결국 법이 정한 증언청취 기한을 넘겼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지난 4월 그의 트위터 계정에서 그가 조깅과 서핑, 심지어 해외여행을 하는 등 건강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ITC의 명령을 다시 받아내 통역과 함께 당시 하와이에 있는 니시보리를 찾아가 2시간 증언을 들었다.
니시보리는 당시 증언을 통해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의 지시로 소니를 닮은 제품을 디자인하게 됐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번 재판의 담당 판사인 루시 고 판사는 증언청취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배심원들에게 구체적인 그의 증언내용을 공개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게다가 니시보리가 현재 연방법상 소환명령이 미치지 않는 하와이에 거주, 법원을 통한 소환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지난달 초 애플에서도 퇴사해 애플을 통해 그를 소환할 수 있는 방법도 현재로서는 막혀버린 것.
일각에서는 니시보리가 아이폰 디자인 특허의 공동등록자로 10년이나 근무한 애플을 재판을 앞두고 갑자기 퇴사한 것을 놓고 의아해하는 눈치다.
니시보리도 재판 첫날인 지난달 30일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 ▲ 애플을 퇴사했고 ▲ 현재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하와이에 체류 중인데다 ▲ (공개할 수 없는) 건강 문제까지 겹쳐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전달했다.
이처럼 핵심 증언 활용과 관련해 어려움에 직면한 삼성전자는 결국 법원에서 공개할 수 없게 된 그의 구체적인 증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법원에 제출한 해명서에서 "애플이 증언내용의 언론 공개를 법원에 대한 모독인데다 배심원을 오염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오히려 불공정하고 악의적인 공격에서 삼성전자를 변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이 바로 절대적인 방어"라며 "사실 공개를 통한 의견 개진은 공개된 사실이 거짓이거나 품위를 손상시킬 때만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의 핵심 증인으로 떠오른 니시보리의 행적과 증언이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삼성전자-애플 美소송 핵심 증인 묘한(?)행적
니시보리, 삼성전자 측 증언요청에 병가로 법정기일 넘겨<br>美연방법 효력없는 하와이 체류, 지난달 애플도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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