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폭소 자아낸 '괴짜 검객' 최병철, 유쾌한 동메달

<앵커>

남자 펜싱에서 최병철 선수가 값진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이른바 '닥치고 공격 펜싱'이 통했습니다. 몸을 날리는 공격과 거침없는 행동 때문에 '괴짜 검객'이란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최병철은 경기를 할 때마다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변칙 플레이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저돌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다 제 스피드에 못 이겨 대굴 대굴 구르고, 등 뒤로 검을 돌려 포인트를 따내기도 했습니다.

자세도 다른 펜싱선수들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한 발을 든 채로 공격을 하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검을 휘두르고 뛰어오르며 공중에서 검을 휘두르는 진풍경도 연출했습니다.

중국선수와 8강전에서는 발목을 다쳐 절룩거리면서도 역전승을 이끌어냈고, 4강전에서는 자신보다 20cm나 더 큰 이집트 선수를 업어 메치기도 했습니다.

피스트를 벗어나 카메라에 부딪히면서도 끝까지 검을 뻗었습니다.

발목 부상으로 뒤로 물러서다 주저앉아 세 번이나 벌점을 받아 결승 진출엔 실패했습니다.

동메달 전에서도 방어는 없었습니다.

상체만 공격할 수 있는 플뢰레 경기에서 엉덩이를 찔렸는데도 상대 선수의 득점으로 표시가 되자, 전자장비가 이상하다며 상대 칼로 자신의 엉덩이를 찔러 보여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아픈 발목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최병철은 이탈리아의 발디니를 15대 14, 한 점차로 제치고 귀중한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파격적인 펜싱을 선보인 최병철에게 금메달리스트 못지않은 환호가 쏟아졌습니다.

[최병철/펜싱 플러레 동메달리스트 : 그런 자부심이 있어요. 공격적인 펜싱이 있고, 수비적인 펜싱이 있는데 저도 찔렀을 때 기분이 좋고 남들도 재밌어하거든요.]

부상을 딛고 따낸 최병철의 값진 동메달로 침체에 빠져있던 우리 펜싱 대표팀은 활기를 얻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