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순례가 아니라 악몽이었어요."
중학교 2년생인 유모(15ㆍ경기)양은 31일 지난 26일 이후 30일까지 4박5일간 울릉도와 독도에서 참여한 국토순례를 생각하며 치를 떨었다.
국토 곳곳을 돌아보며 호연지기를 키우겠다고 자매가 함께 나섰지만 이건 텔레비전이나 언론보도, 주변에서 듣고 생각했던 그런 국토순례가 아니었다.
주차장 바닥에서 잠을 자고 길바닥에서 밥을 먹는 것은 고사하고 등반 중에는 낙오하는 동료가 국토순례단을 이끄는 총대장 A(55)씨에게 맞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방학을 맞아 청소년을 위한 각종 극기체험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 모 청소년탐험대가 운영하는 국토순례에 참가한 10대 청소년들이 부실한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폭행과 성추행당하는 일까지 발생, 물의를 빚고 있다.
모 청소년탐험대가 운영하는 국토순례 프로그램에 참가한 10대 청소년 56명은 57만 원씩 내고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일정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비롯한 국토순례에 나섰다.
이들의 악몽은 지난 26일 울릉도에 도착한 후 30일 동해 묵호항으로 나올 때까지 4박 5일간 계속됐다고 김모(15ㆍ부산)양은 전했다.
터미널 주변 주차장에서 매트 위에 비닐을 깔고 달랑 침낭만 덮은 채 노숙했고 식사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바닥에서 부실하게 제공됐으며 참치, 볶음 고추장이 나온 식사는 그나마 진수성찬이었다는 것.
특히 학생들은 지난 30일 울릉도 성인봉을 등반할 당시 발생한 일에 치를 떨었다.
오전 6시 산을 오르기 시작해 최모(15)군과 이모(16)양이 초반에 낙오하자 총대장 A씨는 이들의 머리카락을 잡고 "안 일어나면 맞는다"며 위협한 것은 물론 실제로 나뭇가지로 심하게 때리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동해해경에서 부모를 기다리던 학생 김모(15)군은 "낙오자 2명은 사실상 끌려 내려왔다"며 "총대장은 이들의 온몸을 채찍 때리듯이 때렸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주먹밥만 한차례 줬을 뿐 성인봉을 하산한 오후 4시가 넘을 때까지 추가 음식은 제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울릉도와 독도 순례를 마친 이들은 결국 지난 30일 동해 묵호항으로 나오는 여객선에서 승무원에게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 승무원이 동해해양경찰서에 신고함에 따라 악몽 같았던 4박 5일의 일정을 끝냈다.
성인봉 등산 중에 총대장에게 맞은 최군 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총대장 A씨가 운영하는 모 청소년탐험대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 안티 카페가 생기는 등 물의를 빚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동해해양경찰서는 31일 이 국토 대장정의 총대장 A(55)씨를 붙잡아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6일부터 남녀 청소년 56명을 이끌고 서울을 출발, 동해를 거쳐 울릉도에 도착해 물놀이와 성인봉 등반을 하는 과정에서 K(14)군 등 3명을 폭행하고 L(15)양 등 2명의 여자 탐험대원의 가슴과 엉덩이 등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해해경은 피해 학생과 총대장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키로 했다.
A씨는 해경에서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동해=연합뉴스)
국토순례가 아니라 악몽이었어요
청소년탐험대 국토순례 중 폭행.성추행 주장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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