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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反푸틴 펑크 록그룹 재판 놓고 논란 확산

러시아 정교회서 푸틴 비방 '깜짝 공연'…검찰 난폭행위로 기소 정교회ㆍ여권 "신성 모독행위"..문화계ㆍ야권 "표현의 자유 탄압"

러시아, 反푸틴 펑크 록그룹 재판 놓고 논란 확산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펼친 혐의로 기소된 펑크 록 그룹 멤버들에 대한 공판이 30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이들의 행동을 둘러싼 찬반 여론이 또다시 뜨겁게 번지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 신문 '이즈베스티야'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모스크바 시내 하모브니체스키 법원에서 난폭 행위 혐의로 기소된 여성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 3명에 대한 공판이 시작된다.

◇ 러' 최대 정교회 사원서 反푸틴 공연 =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은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 가면을 쓴 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인근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의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를 약 1분 동안 부른 뒤 사라졌다.

이후 이들의 '깜짝 공연'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주요 종교 행사가 치러지는 러시아 최대 정교회 사원에서 록 음악을 연주한 것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여겨지는 데다 노래 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를 비방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3월 초 깜짝 공연을 벌였던 멤버들 가운데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 마리야 알료히나,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 등 3명의 젊은 여성들이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세기에 걸친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을 신성모독적 방식으로 비하했다"며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형사기소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들은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 록 그룹 멤버 기소 후 찬반 여론 확산 = 펑크 록 그룹 멤버들이 구속되고 난 뒤 러시아 국내외에선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 키릴과 교회 관계자들은 정치적 저항을 표현하기 위해 성스러운 교회를 조롱했다며 록 그룹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했다.

크렘린과 여당 관계자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하지만 러시아 야권과 문화인들, 국제 인권단체 등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록 가수 기소를 비판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산하 인권위원회 위원장 미하일 페도토프는 푸시 라이엇을 형사 입건한 건 러시아 사법부의 큰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100여명의 러시아 문화계 인사들은 록 가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구속된 푸시 라이엇 멤버들을 양심수로 인정했으며, 영국가수 스팅, 미국 록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 유명 서방 아티스트들도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체포되지 않은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29일 영국 유력 주간지 '옵저버(The Observer)'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자신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를 쓰고 가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자신들이 저항을 중단하면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저항 운동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시 라이엇 변호인 니콜라이 폴로조프는 인터뷰에서 이 모든 일에 크렘린이 책임이 있으며 해당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경향을 보면 크렘린이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메드베데프 총리, 차분한 대응 촉구 = 파문이 확산하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까지 나섰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30일자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푸시 라이엇 재판과 관련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며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사건을 차분하게 받아들일 것을 주문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은 다양하다"며 "재판 결과가 나온 뒤에야 그것이 범죄였는지 아닌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러나 "일부 국가들에서는 그러한 행동에 대해 훨씬 더 큰 책임을 물었을 것"이라며 펑크 그룹의 행동을 비판하는 견해를 내비쳤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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