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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진종오 선수 금메달에는 세금이 부과될까?

[취재파일] 진종오 선수 금메달에는 세금이 부과될까?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가 메달을 받고 금메달을 입으로 깨물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그 선수도 금메달이 과연 순금인지 궁금했을 겁니다. 요즘처럼 금 값이 4년 전보다 급등한 상황이라면 더 그렇겠죠.

해외에서 물품을 가지고 국내로 들어올 때는 관세를 내야 합니다. 세금이 얼마나 부과되느냐는 관세청이 정한 품목 분류표에 따라 정해진 세율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통쾌한 마지막 한 발로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사격의 진종오 선수는 금메달을 가지고 들어올 때 세금을 내게 될까요?

관세청의 관세율 표에 따르면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메달은 일단 신변장식용품에 해당됩니다. 세율은 구성하는 재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순은으로 만든 은메달은 귀금속제의 신변장식용품으로 분류하고, 청동으로 만든 동메달은 비금속제의 신변장식용품으로 분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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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메달은 조금 애매합니다. 올림픽 헌장 규정에 따르면 금메달은 순금이 아니라 순은 바탕에 최소 6g 이상의 금을 도금해서 만들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메달이 지름 8.5센티미터, 무게 369그램~397그램으로 역대 하계 올림픽 가운데 가장 큰 메달이라고 하는데 금은 생각보다 더 적게 들어있습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성분의 92.5%는 은이고 6.16%는 구리, 그리고 1.34%만이 금입니다. 겉만 도금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관세청의 품목 분류에서도 금메달은 금이 아니라 은 제품 신변장식용품으로 분류해서 관리를 합니다.

성분이 이렇다 보니까 이번 런던 올림픽 금메달의 가격은 시세로 따지면 500달러 정도 됩니다. 은메달은 260달러 정도 되고, 성분의 97%가 구리인 동메달은 3달러 정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이냐 은이냐 동이냐에 상관없이 메달을 딴 선수가 메달을 가지고 입국할 때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 거주자에게 수여된 훈장이나 기장 또는 이에 준하는 표창장 및 상패 등은 해외에서 가지고 들어오더라도 면세가 되도록 한 관세법 제 94조 규정에 따른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는 금 성분이 적게 포함돼 있지만, 금메달은 시간이 지나면 금전적 가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물론 명예를 돈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가끔 생활이 어려워진 금메달리스트들이 있기 때문에 금전적 가치도 중요할 겁니다. 실제 1980년 미국 아이스 하키팀 금메달 리스트 마크 웰스가 병원비가 없어서 금메달을 팔았고 2010년 해당 금메달의 가치가 10만 달러였는데 그 해에 경매를 붙였더니 3배가 넘는 31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미국의 한 목장 주인이 사갔다고 하는데 금메달의 경제적 가치는 시간이 지나서 역사성이 더해지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고대 올림픽에서는 승자에게 메달이 아니라 월계관이라고 부르는 올리브 나무 가지로 만든 관을 수여했습니다. 그런데 근대 올림픽이 시작되고 우승자에게 메달을 주기 시작했는데 지금처럼 1, 2, 3등에게 금, 은, 동 메달을 수여하는 방식은 1904년 제3회 세인트 루이스 올림픽 때부터 도입됐습니다. 또 현재 올림픽 헌장 규정에 따르면 메달은 지름 60mm, 두께 3mm 이상으로 제작해야 합니다. 올림픽 관련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실 때 한 마디 거드시라고 뒤늦게 이런 내용을 올려봅니다. 혹시 다들 아시는 내용은 아니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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