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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선수들,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이유?

<앵커>

육상이나, 스케이팅의 주행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트랙을 도는 대부분의 스포츠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게 되어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올림픽의 과학, 오늘(27일)은 시계 반대방향의 원리를 정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0억 지구촌.

지금도 누군가는 달리고 있습니다.

묘하게도 같은 쪽으로 돕니다.

한결같이 시계 반대방향입니다.

사실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1회 올림픽만 해도 모든 종목이 시계방향으로 돌았습니다.

그런데 어색하다, 기록이 나쁘다며 불평이 쏟아졌습니다.

고대 올림픽에서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았다는 항의가 이어졌고 1912년 국제육상연맹이 왼쪽으로 돌도록 규정한 게 100년 넘게 이어진 겁니다.

선수들은 왜 시계 반대방향이 편하다고 느낀 걸까요?

갖가지 이론이 쏟아졌는데 그 중 하나는 귀에 있는 달팽이관의 꼬임 방향을 이유로 듭니다.

[박원하/올림픽대표팀 의무분과위원 : 반 시계 방향으로 꼬여있는 것도 맞지만, 주된 기능은 평형감각입니다. 따라서 반 시계 방향으로 도는 이유가 달팽이관 때문에 도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의 자전방향을 이유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구가 도는 방향과 같이 쪽으로 돌아야 기록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그럴싸한 이야기지만 남반구에선 지구의 자전이 시계 방향으로 보이게 되니 말이 맞지 않습니다.

심장의 위치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심장이 있는 왼쪽으로 몸의 무게 중심이 쏠려서 왼쪽, 즉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게 편하다는 겁니다.

눈을 감고 걸으면 자기도 모르게 왼쪽으로 걷게 된다는 건데, 초등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더니 왼쪽이 여섯, 오른쪽이 셋, 똑바로 걷는 게 한 명으로 제각각이었습니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이론은 오른손잡이가 세계 인구의 90%를 차지한 데서 비롯됩니다.

곡선주로에선 밖으로 밀리지 않기 위해 몸을 안쪽으로 기울이고 바깥 발에 힘을 줘 버텨야 하는데, 오른손잡이에겐 힘이 쎈 오른발을 바깥쪽에 두는 게 편안하다는 원리입니다.

[성봉주/체육과학연구원 : 바깥쪽 근력들이 강하게 밀어줘야만 실질적으로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원심력을 줄여서 코너를 안전하게 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그런지 초등학생들에게 한 번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다른 한 번은 시계방향으로 돌게 했습니다.

10명 가운데 8명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게 빨랐습니다.

시계방향이 빠른 두 명은 공교롭게도 왼손잡이였습니다.

습관처럼 당연시하는 달리기의 방향에도 우리 몸에 맞는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오광하,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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