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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의 싼사시(三沙市) 설립…의미와 배경은?

[취재파일] 중국의 싼사시(三沙市) 설립…의미와 배경은?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의 섬들을 관할하는 싼사시(三沙市)를 설립하면서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21일 국무원의 싼사시 설립 결정 발표를 한 뒤 곧바로 시 당 위원회 인민대표 선출과 초대 시장과 부시장, 법원장, 검찰원장 선거를 거쳐 시 현판식까지 마침으로써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의 행정권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중국의 싼사시 설립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먼저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 중인 싼사군도에 대해 알아볼까요? 남중국해에는 작은 섬 750여 개와 산호초, 암초 등이 있습니다. 이를 크게 구분하면 시사, 중사, 난사, 둥사 이렇게 4개 군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시사 중사 난사 세 개를 합쳐 삼사, 중국 말로 싼사군도라고 부릅니다. 현재 이곳은 중국이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 들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요, 중국이 최근 느닷없이 이 곳 전체를 묶어 싼사시라는 새로운 행정구역을 만들었습니다. 시장도 새로 임명하고 이 곳에 거주하는 중국인 주민 천100여 명은 투표를 통해 시의원인 인민대표를 각 섬 마다 15명씩 선출했습니다. 여기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 곳 경비구 사령관으로 대교급 인사를 임명했습니다. 대교는 우리나라의 대령과 준장 사이의 계급입니다.

싼사라 불리는 3개 군도의 육지 넓이를 모두 합하면 13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네 배가 조금 넘을 정도인데요, 하지만 관할 범위는 바다를 합쳐 남중국해 일대 200만 제곱킬로미터로 중국 내륙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할 정돕니다. 중국의 싼사시 정부가 들어선 곳은 융싱다오라는 섬인데요, 면적이 2.1 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 보다도 작은 섬입니다. 하지만 이 섬엔 활주로까지 갖춰져 중국의 영유권을 수호하는 이른바 '불침 항모' 다시 말해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싼사군도 해저엔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습니다. 또 남중국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루트로 매년 4만여 척의 선박이 이 곳을 통과합니다.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 타이완의 석유 90%가 이곳을 통해 수입됩니다. 한마디로 말해 전략 요충지인데요, 중국은 이렇게 중요한 요충지를 차지함으로써 미국에 대항할 아시아의 맹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주변국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베트남이 격분했습니다. 베트남 외교부는 싼사시에 중국이 군부대를 파견한 것은 국제해양법 위반이라며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했고 수도 하노이에선 연일 반중국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언론들은 남중국해에 대해 자국의 주권을 확인하는 고문서를 발굴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불을 놨습니다.

필리핀은 이미 4∼6월에 두 달여 동안 해상 대치를 했던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과 관련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이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 상대인 자국의 권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대척점에 선 국가들이 연대해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 유지와 확대에 나설 것이고 이로 인해 영해 침범 다툼과 석유 개발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으로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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