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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다 상인 보호?"…법 무시한 청주시 '도마 위'

대형마트 행정처분 다시 효력정지될 듯

"법보다 상인 보호?"…법 무시한 청주시 '도마 위'
"법원이 중소상인 보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법리로만 판단하려고 합니다",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뻔합니다"

오는 31일 청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인 행정처분 효력정지신청 사건의 변론을 앞두고 청주시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다.

심지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뻔한데 굳이 변론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대형마트 측의 효력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얘기다.

청주시내 7개 대형마트가 새 조례에 따른 청주시의 영업규제 처분에 대해 취소청구 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낸 것은 지난 24일이다.

31일로 잡힌 변론은 효력정지 신청 사건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청주시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패배를 자인하고 있다.

중소상인들의 압박에 밀려 조례 개정 후 행정처분 절차를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 4월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단축을 강제하는 행정처분을 처음 내렸다.

이에 맞서 유통업체들이 이달 9일 행정처분의 효력정지 신청을 청주지법에 냈는데 법원은 지난 16일 대형마트 측 손을 들어줬다.

규제 당사자의 의견을 `상당한 기간' 수렴한 뒤 행정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이 절차를 빠뜨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제는 시가 개정 조례에 근거해 다시 내린 행정처분 과정에서도 `상당한 기간'의 의견수렴 절차가 누락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시의회에서 개정 조례가 넘어온 지 사흘만인 지난 19일 조례를 공포하고 바로 다음날 행정처분을 내렸다.

시의 한 관계자는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히 행정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변론 때 법리적 문제보다 중소상인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법원 심리에서 지면 그날부터 행정처분의 효력은 다시 정지된다.

다시 말해 대형마트는 둘째ㆍ넷째 일요일에 문을 열어도 되고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계속 영업을 해도 무방하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소득 없이 법절차를 무시한 청주시의 `졸속행정'이 통할 수 없음을 재확인시켜주는 꼴이 된다.

청주시는 이번에도 지면 법적인 절차를 지켜 행정처분을 다시 내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와서 규제 당사자(대형마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것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망신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절차를 무시한 자치단체의 행정처분이 통할 수 없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당연한 일"이라면서 "소상공인들을 보호한다는 목적이 아무리 중요해도 탈법적 수단에 의존한 자치단체의 후진적인 법의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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