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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아름양 살인사건 '피의자의 두 얼굴'

[취재파일] 한아름양 살인사건 '피의자의 두 얼굴'
통영 초등생 아름양 사건에 대한 현지 취재 결과 피의자 김씨는 평소 생활 모습과 내면이 큰 편차를 보이는 이중적 구조를 보여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민들의 김씨에 대한 이미지는 호의적이었습니다. 내성적이고 열심히 생활하는 마을 아저씨로 평가했습니다. 착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더구나 3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두살바기 딸도 두었고 평온하게 가정생활을 해 왔다는 겁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서 김씨 가족을 마을회관 1층에 세들어 살게 했습니다. 술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집에 가보니 현관 입구에 빈 소주병이 15병 정도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폭력적이고도 나름 치밀한 교활함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씨는 지난 2005년 1월 6순 할머니를 성추행하고 때려 강간 상해혐의로 구속된 성폭행 전과가 있었습니다. 당시 김씨는 주먹만한 돌로 피해자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고 목도리로 양손과 목을 묶는 등 범행수법이 대단히 잔혹했는데요, 이 때문에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는데 범행 당시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법원은 "당시 술에 취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 며 '주취로 인한 심신 미약'으로 형량을 깎아 준 겁니다. 같은 해 11월 항소심에서도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인정돼 1년이 감경돼 결국 2009년 5월 출소했습니다. 그리고 3년여 만에 아름양에게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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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경찰 조사 결과 아름양에게도 성폭행을 시도했고 반항하는 아름양을 목졸라 숨지게 해 비슷한 범행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김씨는 또 아름양을 죽여 놓고도 모 방송에 나와 목격자인양 거짓 진술을 하는가 하면 마시지도 않은 농약을 마셨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름양을 인적이 거의 없는 바다에 접한 외진 야산에 묻어 완전 범죄를 시도했습니다. 아름양의 핸드폰을 버린 곳도 아름양 바로 집앞 맨홀 하수구인데요, 왜 그곳에 언제 버렸는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가출을 위장하기 위한 나름의 계산이 아닌지 의혹이 드는 대목입니다.

아동 성폭행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가해자의 3/4 이상이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또 범죄의 74%가 등하교길에 발생하고 학교 반경 2km 안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조손가정이나 한 가정, 빈곤가정 등 취약계층의 아동들이 피해 위험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아름양의 경우 이 3가지 특징 모두에 해당합니다.

김씨는 아름양의 집에서 2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이었고 평소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름양은 등교길에 변을 당했고 아름양의 부모는 이혼한 사이에서 방치돼 있는 외로운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을 해 아름양을 거의 돌볼 수 없는 처지였고 군 입대를 앞둔 오빠도 아르바이트 때문에 밤에 집에 없었습니다. 식사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거나 주위의 도움을 얻어야 했습니다. 아름양은 김씨의 집에서 가끔 음식을 얻어 먹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피의자 김씨는 이런 아름양을 노렸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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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성폭행 살인 행각은 아름양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겼습니다. 아름양 아버지는 저와의 인터뷰에서 " 겁이 많은 아이"라며 "꼭 돌려 보내달라"고 울면서 하소연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은 물거품이 돼 버렸고 빈소에서 만난 아버지는 하염없이 울면서 아름양을 지켜주지 못한 고통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습니다. 아름양은 오빠와 나이차가 10살이 나는 늦둥이였습니다. 하지만 빠듯한 생활과 어머니가 없는 환경에서 제대로 귀여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씨의 남겨진 가족들도 큰 고통이었습니다. 김씨의 집에는 베트남 아내와 두살바기 딸이 있습니다. 제가 집을 갔을 때 아내는 하염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채취해온 굴을 가공하고 굴 껍질을 손보는 가공공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내조도 잘하고 잘 살려고 열심히 사는 생활력도 강한 주부라는게 이웃주민들의 한결같은 진술입니다. 주민들은 "아내와 딸이 무슨 죄냐"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아름양 가족은 물론 김씨 자신의 가족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겁니다.

이번 사건을 성범죄 사범에 대한 체계적 관리는 물론이고 근본적으로 예방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성범죄자의 경우 재범율도 매우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예방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아울러 취약계층 아동들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보완이 요구됩니다. 삼가 아름 양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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