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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인민해방군 최정예 헬기부대 언론 공개 이유는?

민감한 질문은 답변 않거나 피해…

[취재파일] 중국 인민해방군 최정예 헬기부대 언론 공개 이유는?
베일에 가려진 중국 군 당국이 오랜만에 '살짝' 속살을 공개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한지 1년여만에 처음으로 어제(24일)중국 인민해방군 헬기 부대 공개 행사에 참석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부대 공개 행사를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나름 기대감이 컸습니다. 다른 나라 특파원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과 기대를 했던지 출발장소인 베이징 시내 외교구락부 앞마당에는 외신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었습니다.

50인승 대형 버스 5대가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찬 걸 보면 대략 2백명 넘는 외신 기자들이 참석했다고 추정됩니다. 매일 열리는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 대략 3-40명의 외신 기자가 참석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베이징에서 취재중인 외신 기자들이 그동안 중국 군에 대한 정보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관심을 가져왔는지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버스 행렬은 베이징 시내를 관통해 동쪽으로 1시간 반 가량을 달려 통저우에 위치한 인민해방군 제4헬기부대에 도착했습니다. 헬기 부대라 부대내에 활주로가 길게 펼쳐져 있었고, 인민해방군의 주력 헬기인 Z-9 수십대가 도열해 있었습니다.

제4 헬기 부대 소속 장즈린 대령이 외신 기자들을 맞았는데, 간단한 부대 소개와 훈련 성과, 계획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 부대는 인민해방군 최초의 헬기 부대로 1988년 창설돼, 그동안 베이징 올림픽 보안 활동과 쓰촨 대지진 당시 구조 작업 그리고 선저우 우주선 귀환 당시 수색과 구조 업무를 맡는 등 최정예 헬기 부대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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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응답도 이어졌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대감이 '역시나'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거나, 원론적인 대답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베트남, 필리핀 등의 국가들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 난사, 시사, 중사 군도를 통합 관할하기 위해 싼사 시 정부를 구성한데 이어, 군부대까지 주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당연히 기자들의 질문은 남중국해 분쟁에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연례 훈련 계획에 따라 훈련하고 있을 뿐, 남중국해와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는 답변만 이어졌습니다. 브리핑장에는 상부 기관인 중국 국방부의 겅옌성 대변인도 함께 자리 했지만, 쏟아지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역시나 "대답할 수 없다"로 같았습니다.

헬기 공개 현장에서도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울림 없는 메아리'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호주 ABC 방송의 스테판 맥도웰 기자가 얘기를 나눴더니, 이 기자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는 이렇게 와서 보는게 낫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질문에 알멩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니 맥이 빠진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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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이제는 미국과 어깨를 견줄 만한 G2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커진 경제력만큼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군사력도 빠르게 증강시키고 있습니다. 다음달 1일 인민해방군 창건일에 맞춰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서도 가타부타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군사 정보라는게 일정 부분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공개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군사 정보가 국가 안보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판단해 공개 범위를 정하겠지만, 중국은 유독 정보 공개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커진 국력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 성장해나가고, 또 국제사회가 그런 중국의 부상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그동안의 지적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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