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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전력난에 '전기도둑' 기승…수법 가관

<앵커>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이 와중에 계량기를 조작해 공짜 전기를 펑펑 써대는 전기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 외곽의 음식점 밀집지역.

경찰이 전기 계량기 조작 단속에 나섰습니다.

여름만 되면 전기 계량기를 조작하는 일이 반복되자 현장점검에 나선 겁니다.

이곳은 한 번 적발됐던 음식점.

[음식점 사장 : (지난번 단속된 계량기 다 바꾸신 거죠?) 네, 다 바꾼거죠. (이제는 그런 짓 안 하시죠?) 아이고 그때는 모르고….]

이곳에 있는 식당 6곳은 전기 계량기를 조작해 내야 할 전기요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1년 동안 내지 않은 전기요금은 무려 3500만 원에 달합니다.

전기 계량기를 조작해본 음식점 사장은 전기를 아낄 필요가 없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음식점 사장 : (전기 계량기 조작했을 때) 에어컨도 강하게 틀어놓고. 지금은 손님은 없으면 안 켜는데 그때는 혼자 있을 때도 켜놓고 부담이 없었지….]

아무리 단속해도 계량기 조작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점 사장 : (전기 계량기 조작)하는 집들을 계속하고 있죠. 안 걸린 집들은 계속 하겠죠. 동네 사람들 다 하니까….]

계량기 조작이 너무 간단한 게 문제입니다.

구식 전기 계량기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전력량을 산출하는 회전판을 철사나 바늘로 고정시키기만 하면 전기요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박수철/전기 계량기 제조업체 상무 : 원판이 전기를 사용 많이 하면 빨리돌고 또 적게 쓰면 적게 돌아가는데 그 원판이 멈추게 되면 전력량 자체가 산출이 안 되기 때문에 사용량을 산출을 못 하게 됩니다.]

한전은 조작이 불가능한 전자식 계량기를 보급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보급률은 16.1%에 불과합니다.

전기 계량기의 교환주기가 7년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전기를 마음대로 훔칠 수 있는 구식 전기 계량기는 전국에 1600만 대나 남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VJ : 이준영,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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