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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로 씻어 되팔던 불량 생닭, 이번엔…

<앵커>

여름철 보양식으로 닭 요리 드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유통 기한이 지나 폐기해야 하는 닭을 물로 씻어 식당에 납품해 온 도매업체가 있습니다. 몇 달 전 SBS가 고발했는데 이 업체가 사업장의 이름과 장소만 바꿔서 여전히 불량 생닭을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지자체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경찰이 단속에 나섰습니다.

정경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월 9일 SBS 8시 뉴스 : 직원들이 포장을 뜯어 닭발을 큰 통에 쏟아 붓고 (이리와, 이거 빨리 빨아!) 씻어낸 닭발을 건조한 뒤 비닐에 넣고 다시 진공포장을 합니다.]

재포장된 생닭의 제조 일자도, 유통기한도 모두 가짜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시가 이 업체에 내린 처벌은 영업정지 7일이 전부였습니다.

적발된 업체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다른 생닭 도매상, 오늘(24일) 낮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경찰 : 가만 있어, 가만 있으라고!]

조리실 바닥에는 빈 포장용기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용기를 보려 하자, 업체 대표가 경찰과 취재진을 막아섭니다.

[유통업체 대표 : (유통기한 지난 것 보여주세요.) 아뇨 없어요, 없다고요!]

용기에 적힌 유통기한은 7월 22일, 마트에서 더이상 팔 수 없어 반품된 제품을 손질해 재포장하는 현장이 또 다시 포착된 겁니다.

[주민섭/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단속 요원 : 유통기한 지난 걸 작업할 수 없죠. 여기서 사용할수도 없고, 작업을 해서 보고한 유통기한보다 길게 설정할 거라고요.]

보시다시피 냉동 창고에는 유통기한을 알 수 없는 제품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렇게 자체 포장용기에 재포장된 제품들도 함께 보관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곳은 지난 5월 SBS가 고발한 업체와 사실상 동일한 곳이었습니다.

업체 이름과 장소만 바꿔 유통기한 지난 생닭을 재판매하는 고전적 수법입니다.

업체 대표는 반품한 닭을 폐기하기 위해 모아 놓은 거라며 똑같은 거짓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단속경찰 : 버리는 데가 어디에요! 말씀을 해주세요!) 업체대표 : 개밥으로 다 줬어요! 진짜예요! (단속 경찰 : 우리가 여기서 계속 다 봤어요!)]

중복을 앞두고 생닭의 수요가 급증하자 유통기한 지난 닭을 또 유통시키고 있는 겁니다.

최근 주변의 한 식당에서는 이 업체가 판매한 닭을 먹고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식당 종업원 : (처음에는) 식당 책임인 줄 알고, 그 당시엔 우리가 해결을 했어요! 그리고 그 쪽(도매상)과 거래 안 하겠다고 했어요.]

SBS 취재 이후에도 업체는 영업정지 외에 더이상의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 철저한 관리감독을 다짐했던 시청은 또 부족한 인력 타령 뿐입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행정 처벌도 함께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담당자가 혼자니까. 화성시가 좀 넓습니까.]

업체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불량 생닭 유통 관련자 뿐 아니라 지자체 감독 공무원들까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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