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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수입 레인부츠, 가격 거품에 원산지 표시는 엉성

[취재파일] 수입 레인부츠, 가격 거품에 원산지 표시는 엉성
최근 비오는 날이면 장화를 신고 다니는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장화라고 부르면 멋스러워 보이지 않아서인지 레인부츠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상품인데 매출 상위를 차지하는 제품 대부분은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들입니다.

레인부츠 가격대는 싼 것은 8천원부터 비싼 것은 5~60만 원 하는 제품이 있을 정도로 천차만별입니다. 천연고무라는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을텐데 무려 75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 레인부츠는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10만원 이상입니다. 유독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이 많은 편입니다. 왜 그럴까요?

판매점의 설명은 일단 출시 가격대가 비싸다고 합니다. 특별한 고무를 사용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 브랜드를 소유한 국가에서 가격대를 그렇게 높게 책정했고 이를 수입업체가 들여와 팔고 있는 것이 레인부츠 판매점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SBS가 잘 팔리고 있는 일부 제품의 수입가격을 들여다보니 이런 설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독일 브랜드의 한 레인부츠는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온 중국산이고 수입가격은 만 9천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9배나 비싼 17만원에 팔렸습니다. 3~4만원 대에 수입한 이탈리아 브랜드 레인부츠도 10만원 이상 가격 대에서 팔리고 있었습니다.

레인부츠 수입업자를 상대로 취재를 해 보니 레인부츠는 완제품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가고 수입가격에 관세, 부가세 등을 추가한 뒤 다시 마진을 붙이는데 업체에 따라 비싸게 마진을 붙이는 곳도 있다며 가격 거품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레인부츠 뿐 아니라 수입제품은 대부분 가격 거품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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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인지 레인부츠 수입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을 해오면서도 중국산이란 원산지는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엉성하게 한 반면 독일,영국,이탈리아,프랑스 등 브랜드 국가의 로고는 강조해서 표시하면서 팔고 있다는 점입니다. 백화점과 신발 판매 전문 매장 등을 취재해 봤더니 백화점 매장의 한 유럽 브랜드는 아예 원산지 표시를 제품에 하지 않았고 어디서 만들었냐고 물어보고 나서야 겨우 “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제품이 중국과 베트남에서 만든다” 며 중국산이란 사실을 밝혔습니다.

신발 판매 전문 매장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레인부츠 밑 바닥에 중국산이라고 표시를 해 놓긴 했지만 수성잉크로 도장을 찍어놓은 것이어서 손으로 문지르면 쉽게 지워졌습니다. 이런 방식은 원산지 적정 표시 위반에 해당됩니다. 실제 서울세관에서 기획단속을 한 결과 중국산이란 표시를 쉽게 떨어지는 스티커로 적어 신발 밑 바닥에 붙여놓거나 ‘Made in EU’라는 엉뚱한 표시를 한 제품들이 적발됐습니다.(EU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산지 표시 대상으로 쓸 수 없고 구체적인 나라 이름을 표시해야 합니다.) 원산지 표시 부적정으로 적발된 업체만 23개 업체나 됐습니다.

다만 중국산 레인부츠를 영국산 레인부츠라고 명확하게 속여 표시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의 경우 고의성이 있다고 해 처벌 수위가 높지만, 적발된 업체들이 표시 자체는 중국산이라고 하던지 아니면 안 했다는 점에서 시정조치 수준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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