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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거대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취재파일] '안철수', 거대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를 코끼리에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의미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처음 움직이는 게 느리지만 일단 움직이면 멈추지 않는다."

최근 안철수 사단의 한 관계자도 안철수 교수를 코끼리에 비유했습니다. 싱 총리와 같은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결정하면 포기없이 완주할 것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안 교수의 강한 권력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최근 안 교수의 변신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된 'SBS 힐링캠프 -안철수 편' 을 봐도 안 교수의 화법에는 자신감과 단호함이 첨가됐습니다. 힐링캠프에 나온 의도를 묻는 MC 김제동씨의 단호한 질문에 안 교수는 비교적 서슴없이 자신의 의도를 드러냅니다.

"의도는 책을 오늘 새벽에 탈고를 끝냈어요. 정말로 지치고 저도 사실 힐링이 필요해서 나왔습니다. 책상이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가 일을 하다보면 책이 막 쌓여요, 노트도 막 헝클어지고  꽉차게 되죠. 그럼 이것들을 정리를 해야 다음일을 할 거 아닙니까? 책쓰는 게 어떻게 보면 헝클어진 탁자를 치우는 그런 작업인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 정리를 하면서 제가 했던 실수들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그러다 보면 책상은 깨끗하게 정리가 되죠. 그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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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해서 나왔지만 치료를 받고 마무리가 되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힐링캠프 출연이 자신의 인생에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안 교수가 정치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감당하겠다고 말했던 속내도 어느정도 베일을 벗었습니다. 안 교수는 의사라는 안정된 직장 대신 왜 사업가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제 신조중에 하나가 흔적을 남기는 삶을 살자 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그래야지만 내가 살아있었던 의미가 있잖아요. 그게 삶의 흔적인데요. 내가 죽고 나서도 뭔가 제가 했던 이야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뀌거나 또는 회사같은 좋은 조직을 남겨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를 하거나 그러다보니까 저는 이름 남기는 것에는 관심없어요, 흔적을 남기는게 제 신조고 그렇게 살다보니까 이렇게 다른 일들을 하게 됐습니다."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는 안철수의 소명의식이 드러난 부분입니다. 안 교수는 이 부분에서 정치인으로 이름을 남기는 데 관심이 없다는 뜻도 우회적으로 내비칩니다. 회사를 국가, 조직을 사회라는 말로 조금만 바꾸면 안 교수는  자신이 정치를 통해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다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도 번역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는 안철수 교수가 말했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경제민주화와 같은 공정함과 정의로움이 살아있는 사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코끼리 다운 면모가 드러난 발언도 눈에 띕니다.

"저는 성공 확률은 전혀 생각안해요. 결과는 하늘에서 주워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성공가능성 이런 것들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정치에 대입하면 당선 가능성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는 것이니까... 다시 말하면 정치가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당선 가능성은 신경쓰지 않고 출마하겠다는 안철수식 권력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유부단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높여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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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는 우유부단하면 성공할 수 없어요. 우유부단함은 제 삶과는 거리가 멉니다."

안랩연구소를 20년 가까이 운영해왔고 POSCO 이사회 의장을 거치며 회사 경영에서 기민한 판단력과 결단을 해 왔다고 유독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20여분간의 대화끝에 결단을 내린 점 등에 비추었을 때 안철수는 우유부단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결단력은 지도자가 갖춰야할 중요한 미덕입니다. 오랫동안 침묵해왔던 안 교수가 지난주 책 출간에 이어 힐링캠프 출연을 거치며 점점 지도자의 면모를 국민들에게 점차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안철수 교수가 대선 출마를 결정할지, 언제 출마할지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한 화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코끼리 안철수는 이미 정치지도자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발걸음을 떼지 않았을 뿐 꼬끼리 안철수는 이미 국민들에게 데뷔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여야의 대선주자와 캠프에서 안 교수를 겨냥해 수많은 견제와 비판섞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이미 그들도 안 교수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정한 셈이 되버렸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안 교수가 보여줄 비전을 기다릴 때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주장하는 '미래가치'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안 교수에게 요구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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