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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약이 없어요" 난치병 환자의 이중 고통

<앵커>

희귀 난치병 환자들은 주로 외국 제약회사 약을 복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윌슨 병'이라는 희귀병 환자들이 갑자기 약을 구할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송인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희귀병인 윌슨 병 환자들은 두달전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생명을 유지하는데, 앞으로 약 공급이 중단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윌슨 병은 체내에 흡수된 구리가 배출되지 못해 간이나 뇌에 손상을 입히는 희귀성 난치병입니다.

[추윤경/윌슨 병 투병 환자 : 이 약을 못 사면 구리가 (몸에) 쌓여서 그냥 죽는 거예요. 이건 목숨 가지고 장난하는 거죠.]

미국 제조사가 원가를 올리는 바람에 건강보험 수가를 2배 이상 올려주지 않는 한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수입회사가 약품 수입을 중단해 버린겁니다.

[윌슨 병 치료제 수입 업체 관계자 : 캐나다에서 생산을 하다가 미국 내의 회사로 다시 옮기면서 원가상승 요인이 또 발생 되었고, (제조사 측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한국에)공급을 해야 하느냐 그렇게까지 얘기가 나오게 된 거였고요.]

300여 명에 이르는 윌슨 병 환자들은 건강보험으로 매달 2만 6000 원 원가량에 사 먹던 약을 앞으로 340만 원씩 직접 들여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겁니다

[윌슨 병 환자 보호자 : 지방병원은 지금 약이 고갈된 상태고,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 두세 곳만 약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윌슨 병 환자 보호자 : 차라리 (환자) 부모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자식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단계가 많았어요.]

이 40대 남성은 조금만 힘이 들면 실핏줄이 터져 피가 멎지 않는 희귀병 환자입니다.

지난 2010년, 약품 생산이 중단된 이후 재고 약품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강문식/비타민K 의존성 혈액응고인자 결핍증 환자 : 약이 없으면 매일 수혈을 해야 된다는 건데 막말로 그만 살라는 거지. (하루에) 9알 먹던 것을 3알 먹으니까 그만큼 지혈이 더 안 되는 거죠.]

국내 희귀병 환자는 50만 명.

약을 구하지 못한채 발만 동동 구르는 환자들이 오늘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홍종수, 영상편집: 김호진) 

<앵커>

송인호 기자 직접 나와 있습니다. 자, 송기자. 이만저만 딱한 사정이 아닌데 이분들 어디가서 약을 구할 방법이 없습니까?

<기자>

이런 딱한 분들을 위해서 정부가 <희귀난치병 의약품 센터>라는 것을 지난 99년도에 만들어놨습니다.

국내에 약이 아예 없거나 또는 공급이 끊긴 경우에 직접 수입을 해서 원가에 공급을 해주는 그런 구조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분들이 그곳에서 가서 약을 구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문제는 약값입니다.

희귀의약품 중에는 약 10%만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 나머지 90%는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180여 종에 달하는 고가의 의약품들을 환자들이 직접 사먹어야 한다는 그런 얘긴데요, 지금 보시는 이 약품도 열흘분에 무려 250만 원이나 합니다.

이 희귀병 환자들에 대한 각별한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배려가 절실한 그런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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