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다음으로 큰 치킨 패스트푸드 체인인 `칙 필 에이(Chick-fil-A)'가 성소수자 단체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이 회사 창업주 트루엣 캐시의 아들인 댄 캐시 사장이 남녀가 부부를 이루는 `전통 결혼'에 지지를 보낸 것이 사태의 발단이 됐다.
그는 최근 침례교 매체인 `뱁티스트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를 성경 원칙으로 움직이는 나라에 살게 하신 주께 감사드린다"면서 결혼은 성경에서 정의한 남녀의 결합이고, 이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으로도 유명한 칙 필 에이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반(反) 게이 단체를 비롯해 그동안 기독교 윤리를 표방하는 보수 단체들과 뜻을 같이 해왔다.
칙 필 에이는 1946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트루엣 캐시가 애틀랜타에서 치킨 샌드위치 가게를 연 이후 일요일과 성탄절, 추수감사절에 매장 문을 열지 않는 등 기독교 교리에 입각한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2002년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직원이 기독교 기도 시간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회사 측의 이런 태도에 반감을 갖고 있던 성소수자 단체들은 댄 캐시 사장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수없이 많은 LGBT에 대한 무관용과 무시를 더 이상 삼킬 수 없다"며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GBT는 레즈비언과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영어 머리글자를 합친, 성적 소수자를 뜻하는 조어다.
10대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 활동을 벌이는 `트레버 프로젝트'가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칙 필 에이 보이콧 맹세 캠페인에는 20일(현지시간) 현재 2천100명이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매운동의 동조자도 늘고 있다.
보스턴 헤럴드에 따르면 토머스 메니노 보스턴 시장은 "보스턴에선 대중을 차별하는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칙 필 에이가 시내에 매장을 열지 못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회사 측은 페이스북에 "동성결혼을 둘러싼 정책 논쟁은 정부와 정치권에 맡기자"는 글을 올리는 등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22일 애틀랜타 지역 언론이 전했다.
회사 측은 "우리는 모든 사람을 종교와 교리,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명예와 위엄, 존경으로 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성 소수자에 꼬리 내린 美 기독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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