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남준.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당신은 늘 우리 곁에 있어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80회 생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평생의 동반자 구보타 시게코(75) 여사는 "남편이 아직도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맞아 경기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20일부터 열리는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 전시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은 그는 19일 오후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편을 추억했다.
구보타 시게코 여사는 자신도 플럭서스 멤버이자 비디오 아티스트로 백남준에게는 부인이면서 예술적 동반자이기도 했다.
동료 아티스트로서 백남준을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주저 없이 "오늘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21세기 예술의 문을 열어준 사람"이라고 답했다.
1960년대 뉴욕에서 백남준과 함께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예술 분야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부족해 고생도 많았지만, 플럭서스 정신을 공유했기에 어려운 시절을 함께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백남준은 기술의 인간화를 지향했고 기술은 도구로써 이용했어요. 지금은 그의 작품이 인정받고 있지만 1960년대에는 그의 작업이 정크아트 취급을 받기도 했고 저급한 예술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실은 고급 예술이었어요."
아직도 백남준이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그는 "남편은 늙는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고 나도 그가 죽지 않을 줄 알았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그는 늘 세 살배기 어린아이 같았다"고 추억했다.
"남편이 태어났을 때 시어머니가 무속인을 찾아가셨는데 그 무속인이 '이 아이는 앞으로 집 없이 평생 부랑자처럼 세계를 돌아다닐 것'이라고 했대요. 그러고 보니 그는 정말 평생 TV를 안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집시 같은 삶을 살았어요."(웃음)
이날 전시장에는 구보타 시게코 여사 이외에도 전시에 참여한 안토니 문타다스(스페인)와 카트린 이캄&루이 플레리(프랑스) 등 백남준의 지인들이 함께했다.
백남준과 25년간 함께 작업한 미디어아트 전문 기술자 요헨 자우어라커는 "백남준은 늘 한발 앞서서 생각했던 예술가"라고 했다.
그는 백남준에 대해 "백남준과 함께 일하면서 미디어 아트에 대한 경험과 통찰을 얻었다"며 "그는 예술가일 뿐 아니라 사상가였다. 예민하게 미래에 대해 사유했던 사상가, 한발 앞서 미래를 생각했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남준은 21세기 예술의 문을 연 사람"
탄생 80주년 맞아 방한한 부인 구보타 시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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