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유동인구가 2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쇼핑몰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엉터리 화재 대응으로 아찔한 순간을 넘긴 것이 뒤늦게 전해졌다.
15일 영등포소방서와 타임스퀘어 오피스동 입주업체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2시20분께 타임스퀘어 오피스 B동 엘리베이터 위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0분 남짓 만에 꺼졌으나 전기시설이 타면서 발생한 연기가 엘리베이터 통로를 타고 건물 전체로 퍼져 입주사 직원 1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건물에 있던 많은 사람이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두통과 구토 등을 호소했다.
그러나 관리업체는 119에 신고도 하지 않은 체 자체 진화를 고집했다.
관할 영등포소방서에 관련 내용이 접수된 것은 불이 꺼진 지 1시간이나 지난 오후 3시46분이었다.
엘리베이터 구조상 건물 전체로 연기가 쉽게 퍼져 나가고 전기시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대응은 위험천만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관리업체는 불길이 완전히 잡힌 뒤인 오후 2시30~40분께야 상황을 알리고 안심해도 된다는 방송을 했을 뿐 발생부터 진화 과정까지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아 입주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에 당연히 울려야 할 경보기도 작동하지 않아 혼란을 더욱 키웠다.
건물 내부 리뉴얼 공사 중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리업체가 경보 기능을 꺼둔 탓이다.
관리업체와 타임스퀘어 통합관제실은 감지기 기준으로 화재 발생 시각이 오후 2시20분께라고 설명했으나 입주사 직원들은 오후 2시께부터 엘리베이터 쪽에서 불꽃이 튀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등 최초 화재를 파악한 시점에도 의문이 남는다.
한 직원은 "건물에 연기가 자욱한데도 아무런 안내나 경보가 없어 수많은 사람이 우왕좌왕했다"며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는데도 작은 화재니 안심해도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관리업체 관계자는 "자체 진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합법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공사를 할 때면 경보기를 꺼놓는다"며 "안내방송이 늦었다고 하지만 당시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소방기본법 19조는 화재나 구조구급 사고를 목격하면 즉시 소방서 등에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9조는 방화시설에 폐쇄, 잠금, 차단 등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겨 피해가 발생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타임스퀘어 화재 '안전불감증'에 '가슴 철렁'
안내방송ㆍ119신고는 '뒷북', 경보기도 꺼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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