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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위에 군림하는 미군…개선 요구 묵살

<앵커>

미군이 우리 민간인들에게 수갑을 채운 사건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 부대 앞 상인들에게 갑으로 군림하는 미군의 행태가 한 가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오프 리미트', 즉 특정 상점에 대한 '미군출입제한 조치'를 악용하는 겁니다.

최재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 미군부대 앞에 있는 한 클럽.

클럽 한쪽에서 미군끼리 서로 뒤엉켜 치고 받기 시작합니다.

누가 봐도 미군들끼리 서로 싸운 건데, 미군은 아무 책임이 없는 이 클럽에 미군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위험하단 이유에서입니다.

[피해 업주 : 건의를 하고 항의를 해도 이건 한계가 있구나 느끼면서… 업주들이 많이 참는 거죠.]

지난달 말에는 미군 헌병이 한 술집에 술을 들고 들어와선 다른 미군이 예약한 좌석에 막무가내로 앉았습니다.

이 헌병은 말리던 한국인 종업원을 이마로 들이받았습니다.
 
[피해업주 : 기분이 나빴는지 직원을 밀치고 의자를 걷어찬 거예요. 경호원이 말리는 과정에서 이마로 경호원의 머리를 받은 거죠.]

그런데 미 헌병대는 자신들이 맞았다는 미군의 진술만 듣고 이 가게에 대해 열흘의 출입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미군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인에겐 '오프 리미트', 미군 출입금지 조치는 사실상 영업정지와 같습니다.

[김동민/송탄 관광협회 지부장 : 부대정문앞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장병들이 가지 말라는 건 문 닫으라는 이야기죠.]

미군이 이처럼 명확한 기준 없이 출입금지조치를 내려도 상인들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미군부대 앞 상인 : 헌병들이 12시간 24시간 36시간 '오프 리미트'를 걸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하는 거죠. 업주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굉장히 심적 고통과 두려움에…]

평택시는 미군이 '오프 리미트'제도를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며, 미군이 '오프 리미트'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협의서를 지난 1997년에서 파기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여전히 오프 리미트 조치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면서 평택시의 개선 요구는 번번이 묵살하고 있습니다.

[이계근/평택시청 송탄출장소 소장 : 오프 리미트가 처분과정에서 형평성이나 공정성에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처분과정에서 국내법적인 법절차에 근거한 법의 보호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수갑 사건을 계기로 오프 리미트 조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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