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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여 일어서라"…미국 기업광고의 역발상

상품판촉 위해 '반란 촉구' 마케팅 기법 채택

"노동자여 일어서라"…미국 기업광고의 역발상
전화벨이 쉴새 없이 울리고 컴퓨터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한 사무실에서 한 여성이 갑자기 책상 위로 올라선다.

그러고는 "휴가가 고작 47일이라니…이는 미친 짓이다. 우리의 여름을 돌려받자"라고 큰 소리로 외친다.

'지금 당장 휴가를'이라는 피켓을 치켜든 그녀가 함께 할 사람이 있는지 묻자 일부는 박수를 치고 다른 일부는 고개를 돌린다.

언뜻 파업 동참을 호소하는 노동 운동가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당국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선보인 TV광고다.

미국의 고용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행히 실직자 신세를 면한 사람들에게는 "머리를 바짝 숙여라", "문제를 만들지 마라" 등이 생존을 위한 처세술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일부 대기업들은 현실에 순응하는 노동자들에게 '반란'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이면에는 그것이 자사의 상품을 파는데 도움이 된다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실직자가 늘어나고 노동단체의 회원 수와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권리 의식을 자극하는 역발상의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를 통해 표출된 보통 사람들의 좌절감을 역으로 이용, "당신도 이 정도의 호사는 누릴 자격이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프리미엄 치킨 샌드위치 등의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선보인 광고 문구는 "당신의 점심을 포기하지 말라"이다.

이 광고는 "점심 혁명이 시작됐다. 이제 일하면서 먹는 점심 관행에서 해방될 때"라고 강조한다.

"점심 먹으러 갈테야"라며 벌떡 일어서는 여성에게 한 동료는 "점심 시간을 갖던 시절은 옛날 얘기"라며 만류하지만, 다른 동료는 "나는 함께 가겠다. 더 이상 치킨(겁쟁이)으로 살지 않고 치킨을 먹으며 살겠다"고 다짐한다.

제작사인 DDB 시카고의 제프 매카트니 부사장은 "아무리 바쁜 사람도 최소한 편안한 점심 시간 만큼은 보장돼야 한다"는 단순한 전제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며 "사람들은 점심시간 마저 쉴 수 없다. 어떤 이유에서든 별도의 점심 시간을 가지면 안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카콜라의 차(茶)전문 자회사 '골드 피크 티'가 진행중인 "1년을 쉬어라" 콘테스트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회사측은 1년간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한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한 뒤 자사 페이스북 팬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우승하는 사람에게 10만 달러의 휴가비를 제공할 계획이다.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의 해리 카츠 학장은 "기업들이 `월가점령' 시위대가 보여준 상실감을 마케팅에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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