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냉장고 청소 한 번 하면 유통기한 지난 음식 참 많이 나옵니다. 환경부가 조사해봤더니 몇 개월은 기본이고, 3년이 지난 식품까지 쏟아져 나왔는데 창고가 된 냉장고, 그냥 웃고 넘어갈 일만은 아닙니다.
보도에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결혼 15년차, 40대 전업주부의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음식물로 가득 찬 냉장고 곳곳에서 오랫동안 처박혀 있던 식품들이 잇따라 발견됩니다.
[이기연/15년 차 가정주부 : ((이 치즈) 유통기한이?) 표시는 안 돼 있는데요, 이게 큰 덩어리로 사다보니까… 먹다가 거의 2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1년전 구입했지만 1/4도 채 먹지 못한 케첩과 소스, 2년된 치즈, 심지어 3년 지난 새우젓까지 적정 보존기간을 넘긴 식품들이 줄줄이 없이 나옵니다.
이 생닭의 경우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에서 방치돼다 유통기한을 넘겨 버렸습니다.
이번엔 22년차 베테랑 주부의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사정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진숙 : (이건 2010년 (어묵이네요) 이거 그 정도 (오래 전에) 산 게 아닌데… 그렇게 오래 됐나요, 그게?]
이미 냉장고에 있는데도 모르고 또 샀다가 둘다 유통기한을 넘긴 가공식품들도 허다합니다.
[남진숙/22년 차 가정주부 : 몰랐어요, 두 개인 줄… 이 나이 돼 봐요. 자꾸 깜빡깜빡 하거든요.]
이때문에 각 가정의 냉장고에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음식물이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채소류는 12.5%, 과일류는 5.7%, 냉동식품류는 4.1%가 적정 보존기한을 넘긴 뒤 그냥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싸다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한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유통기한을 제대로 파악 못한 채 그냥 시한을 넘겨버린 탓도 컸습니다.
전문가들은 4-5도로 냉장 보관할 경우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선영/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저온성 세균은 냉장고 온도에서 생장할 수 있습니다. 리스테리아균이 대표적인 세균인데요. 이런 균에 오염된 식품을 장시간 보관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낭비 없는 음식 문화를 위해선 주부들의 경우 구매날짜와 유통기한을 꼼꼼하게 정리해놓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그때 그때 필요한 양만큼만 구입할 수 있도록, 유통업체도 포장 단위를 줄인 소포장 식품판매를 늘려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