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이 한류로 난리법석인 것처럼 보도되면서, 많은 분들이 정말 그러냐고 물어오기도 했죠. 그 때 정리한 글도 있지만, 저의 대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였습니다. 일부에 그런 현상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일부일 뿐이고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거였죠. 하지만 특파원이기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일부의 현상이 계속 확산되기를 바랐던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공연 열기가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6월경, 프랑스 한류 동호인 단체로 당시 뉴스의 주역이었던 코리안 커넥션 회장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요청해왔습니다. 프랑스 공연이 성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단체이니만큼 특파원들도 관심이 많았는데, 내용은 앞으로 수익사업을 벌여나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설명을 듣는 순간, ‘아니다’ 싶었습니다. 코리안 커넥션은 한국 연예인들에 대한 팬클럽이나 다름없는데, 팬클럽이 수익사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코리안 커넥션이 벌인 첫 번째 수익사업인 한국 방문단 모집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코리안 커넥션의 'Go! Go! Korea!' 행사는 5월 18일부터 15박 1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숙식은 별도지만, 항공편과 한국내 기본 일정을 포함해 600유로의 파격적인 가격이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신청은 228명이 했지만, 실제 경비를 입금한 사람은 88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인원이 적어서 여러 가지 협찬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국내 일정 진행의 차질은 물론, 당연히 항공권 단체 구입도 어려워졌습니다. 5월 16일, 예정된 출발일 이틀 전에 코리안 커넥션은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일방적으로 일정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사태의 진전 과정을 지켜보니 개인의 비리이거나 사기로 결말지어질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일 처리 과정에서의 혼선과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큰 문제였죠. 전반적인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몇 명 되지 않고, 환불 피해자들에게는 기다리라고만 하지 누구도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코리안 커넥션은 지난 1일 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습니다. 더 이상 코리안 커넥션의 이름으로는 순수한 동호회의 역할을 지속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죠.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내 한류의 주축이었던 단체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착잡할 수 밖에 없더군요.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해서 한류라는 거대한 흐름 자체가 끊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리안 커넥션의 일부 회원들을 주축으로 다시 새로운 단체를 만든다고도 하고요. 그렇지만 일단 생긴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상처를 딛고 좀 더 순수하고 좀 더 건전한 한류의 주축이 생겨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